22대 국회, 우리가 만든다
“87년 제도·법 깨고 정치 복원 해야”
박민규 당선인 “민심, 정부가 일하게 만들라는 요구”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사진)은 서울 관악갑에서 유종필 전 관악구청장을 상대로 압승했다. 득표차가 2만2000표를 넘어섰다. 득표율은 57.08%로 과반을 넘겼다.
박 당선인은 22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오랫동안 만나온 유권자들의 마음을 “윤석열정부가 일하게 만들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심판은 탄핵 등을 의미한다. 하지만 국민들은 견제하라고 지지해줬다”며 “견제해서 일하게 하라는 명령”이라고 했다.
박 당선인은 현 정부의 문제로 ‘복지부동’을 짚었다. 그는 “정부가 역할을 안 하고 공직자들의 복지부동이 심각하다”며 “공무원들은 대통령만 쳐다보고 있고 정치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국회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고는 “오로지 야당 대선후보를 죽이기에만 몰두하고 있었고 대한민국엔 검찰밖에 보이지 않았다”면서 “민주주의 회복과 행정부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대통령실의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고 했다.
70년대생이면서 경제통인 박 당선인은 22대 국회에서의 민주당이 다수당으로 성과를 내야 한다고 봤다. 그는 “야당은 야당다워야 한다”며 “그렇다고 투쟁 일변도일 수는 없다”고 했다. “야당이지만 다수당”이라는 위치에 걸맞는 ‘지혜로운 행보’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러고는 ‘정치의 복원’을 향한 ‘담대한 초선의 길’을 예고했다. 박 당선인은 “대한민국이 산업화를 거쳐 87년 민주화 이후 40년 가까이 지났다”면서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87년 법과 제도 안에 갇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분권’을 꺼내들었다. “대한민국이 그렇게 작은 나라가 아니다”면서 “분야를 잘 나눠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저성장, 저출생, 기후위기 등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80년대, 90년대에 머물러 있는 법과 제도를 바꿔야 한다”며 “관련 분야별로 국회에서 5년 단위의 계획을 세우고 난제들을 상임위별로 3개정도씩 뽑아 토론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한 전제가 ‘정치의 회복’이다. 박 당선인은 “국회가 남 탓을 하고 국가적 위기를 방치한 채 법과 제도 변화를 외면하는 이유”로 ‘정치의 부재’를 들었다. 여야간 정치혁신을 통해 대화와 타협을 복원하고 현안들을 풀어가야 한다는 복안이다. 그는 2004년 고 김근태 의원 정책비서로 정치에 첫 발을 디딘 후 김 의원이 복지부장관으로 임명되자 정책비서로 같이 움직였다. 2007년 다시 김 의원 보좌관으로 국회 활동을 이어가는 등 김 의원에게 정치를 배운 ‘김근태계’다.
박 당선인은 지역공약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매진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서울대학교와 연계한 혁신기업을 유치하고 현대화된 체육시설 및 문화시설을 확충, 봉천천 생태하천 복원 실현, 걷고 싶은 길 조성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