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가로림만 해양공원 조성 사업 총력전
10년 끌고온 도 숙원사업
정부 재조사 결과에 달려
10여년을 끌어온 충남 서산·태안 가로림만 국가해양생태공원 조성사업이 본궤도에 오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충남도는 올해 초 정부의 타당성 재조사 결과가 총선 직후 나올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충남도는 24일 “서산태안환경교육센터가 최근 가로림만에서 진행한 시민 모니터링에서 점박이물범 4개체를 확인했다”면서 “곧 발표될 정부의 타당성 재조사 결과에 좋은 징조”라고 밝혔다. 서산태안환경교육센터는 연간 7회 선박과 드론을 활용해 시민 모니터링을 진행하는데 이번이 올해 첫 모니터링이었다.
충남도에 따르면 점박이물범은 천연기념물 제331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해양보호생물 등으로 지정돼 있다. 점박이물범은 겨울철 중국 랴오둥만에서 번식을 한 뒤 3~11월에 국내에 머문다. 가로림만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점박이물범을 육지에서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얕은 수심에 모래톱이 잘 형성돼 있고 먹이가 풍부해 점박이물범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서산·태안 가로림만 국가해양생태공원 조성사업은 충남도의 숙원사업이다. 충남도는 세계 5대 갯벌이며 국내 최초·최대 해양생물보호구역인 가로림만을 명품 생태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국가해양생태공원을 추진하고 있다. 1236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가로림만보전센터 건립, 서해갯벌생태공원 조성, 점박이물범관찰관 건립, 생태 탐방로·뱃길 운영 등의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사업은 첫 발도 내딛지 못했다. 민선 6기부터 시작했지만 현재 민선 8기까지 10여년을 끌고 있다. 2020년 정부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시작한 이후 조사만 5년째, 국회 실시설계비 예산편성만 3년째다.
그 사이 코로나19 발생 등 우여곡절이 끊이지 않았다. 국내 첫 국가해양생태공원이라 평가나 조사에서도 쟁점이 많았다. 여기에 법안 개정까지 진행되면서 속도가 늦춰졌다.
충남도는 이번 타당성 재조사 결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도는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 분과위원회 종합평가가 5월 중순쯤 열리는 만큼 공식발표는 6월 초로 예상하고 있다. 충남도는 그동안 12개 사업을 5개로 통합하고 운영비를 줄이는 등 경제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장진원 충남도 해양수산국장은 “타당성 재조사 통과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타당성 재조사를 통과하면 올해 정부예산에 설계비 20억원이 반영된 만큼 곧바로 설계에 돌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가로림만은 1만5985㏊ 면적에 해안선 길이는 162㎞, 갯벌 면적은 8000㏊에 달한다. 해역엔 4개 유인도서와 48개 무인도서가 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