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보험제도 과거보다 거듭 퇴보”
산재노동자·전문가 토론회
한국노총은 산재 단체, 사용자 단체, 정부 및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2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정혜선 가톨릭대 교수가 좌장으로 ‘산재노동자가 바라보는 산재보험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민동식 전국산재장애인단체연합회 회장은 발제에서 “산재보험제도가 근로복지공단으로 이관되면서 전보다 더 나은 산재복지 정책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오히려 거듭 퇴보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은 시대적 상황 변화에 순응하고 산재노동자를 위해 기존의 산재복지 제도를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정부가 실체도 없는 ‘산재 카르텔’을 운운하고 산재환자들을 ‘나이롱 산재환자’로 매도한 것은 선량한 산재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두번 세번 죽이는 만행”이라면서 “산업역군 산업전사라는 이름에 합당한 예우는커녕 전체 산재노동자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하는 정부의 행태에 대해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개선방안으로 △간병료 및 간병급여 현실화 △산재노동자 장학사업 정상화 △당사자 중심으로 산재 관련 위원회 활성화 △합병증 등 후유증상 제도개선 등 제시했다.
원종욱 연세대 의과대학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두번째 발제에서 “고용부는 산재보험제도 특정감사에서 건강보험 환자보다 산재보험 환자의 요양기간이 더 길다는 문제를 지적했지만 산재보험 환자가 요양기간이 더 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건강보험 환자는 어느 지점을 요양 시작으로 정할지 불분명하고 요양 종결 후 환자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재진료받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산재보험 환자는 요양 시작 시점과 종결 시점이 분명하고 요양의 목적이 직장 복귀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산재보험 환자의 입원기간이 길게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원 교수는 “고용부가 특정감사에서 장기요양 원인을 상병별 표준요양기간의 부재 때문이라 발표했는데, 단순히 상병별 표준요양기간을 설정해서는 안된다”면서 “표준요양가이드를 개발해 단순히 요양기간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상병별로 질병의 회복시기에 따라 의료기관이 제공해야 할 최소한의 요양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용부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산재카르텔’ 등이 제기되자 2월 ‘산재보험 제도 특정감사’(2023년 11~12월) 및 ‘노무법인 점검’(2024년 1월 18~29일)을 통해 노무법인 등을 매개로 한 산재카르텔 의심 정황 및 각종 부정사례를 적발해 수사의뢰 등의 조치를 했다고 밝힌바 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