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산하 공공기관 관리감독 구멍
간부가 음주 후 직원 폭행
몰래 취업했다 들통 과태료
경북도의 산하 공공기관 관리감독에 구멍이 생겼다. 산하 공공기관의 주요 간부로 내려 보낸 퇴직 낙하산 인사들이 직원 폭행과 몰래 취업 등으로 각종 물의를 빚어서다.
29일 경북도와 경북도 산하 공공기관에 따르면 이달 초 경북도 산하기관의 고위 간부였던 A씨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돌연 사퇴했다.
A씨는 지난 3일 직원과 술을 마신 후 택시를 기다리던 중 식당 종업원과 다툼이 있었는데 이를 말리는 부하 직원을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 관계자는 “A씨가 술을 마시고 직원을 폭행했다는 제보가 지난 16일 접수돼 사실관계를 확인하던 중 A씨가 지난 18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도는 폭행을 당한 직원이 더 이상 문제를 삼지 않겠다고 밝혀 사표 제출 다음날인 지난 19일자로 A씨의 사직서를 수리했다. 문제가 된 공공기관의 대표(이사장)는 경북지사다.
경북도 4급 서기관(과장)출신 B씨가 지난해 6월 사전 취업심사를 받지 않고 출자기관에 고위직 임원으로 취업했다 뒤늦게 발각된 사례도 있었다.
B씨는 경북도 과장으로 재직할 당시 취업한 출자기관과 밀접한 업무를 취급했는데도 취업심사 대상기관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취업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경북도공직자윤리위원회는 인사혁신처로부터 국민건강보험 직장가입 여부 조회결과에서 B씨가 취업 심사를 받지 않고 취업한 사실을 통보받고 공직자윤리법 17조 제2항에 따라 취업제한을 결정했다. 또 취업제한여부 확인 요청없이 취업심사대상기관에 취업한 심사대상자로 확인돼 ‘비송사건절차법’에 따라 법원에 과태료부과대상자로 통보했다. B씨는 공직자윤리법 제30조 제3항에 따라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경북도의 대표적 기업지원기관인 C기관에선 업무처리 방식을 두고 기관장과 간부가 갈등을 빚다 간부가 돌연 퇴직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 간부는 조직운영과 관련 기관장의 독단과 파행운영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시정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는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기관자체 감사를 실시해 직속부서장 채용절차, 부서평가 및 관리, 근무성적평가 실시 등 부적정 사례를 적발해 업무 담당자와 부서에 주의와 경고, 훈계 등의 처분을 내렸다.
경북도 관계자는 “산하 공공기관의 규모가 갈수록 비대해지고 있어 관리감독기능을 강화할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도 고위공직자의 공공기관 간부직 취업과 관련해서도 사전 인사검증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