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론 사업장에 은행·보험 ‘뉴머니’ 투입 유도
PF사업장 재구조화 속도 … 투자한도 확대 등 인센티브 검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은행과 보험권의 신규자금(뉴머니) 투입을 유도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특히 심각한 자금경색을 겪고 있는 브릿지론 사업장에 대한 사업 재구조화와 신규자금 공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금융당국은 PF사업장 재구조화에 자금 여력이 있는 은행과 보험권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29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내달 ‘PF 정상화 방안’ 발표를 앞두고 은행과 보험권이 PF사업장에 자금을 공급할 경우 투자한도와 면책 확대 등의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시장의 자율기능이 사실상 멈춘 상황에서 유동성 공급을 통해 숨통을 틔어줄 필요가 있고 이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은행과 보험권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부동산PF 중 브릿지론 비중이 높고, 비슷한 성격의 토지담보대출 규모가 큰 저축은행들은 금융권에서 부동산PF 부실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에 대해 PF사업장의 경·공매 활성화를 통한 부실채권 정리를 압박하고 있지만 경·공매로 나온 사업장을 인수할 곳이 마땅치 않은 것도 현실이다. 은행과 보험이 다소 낮은 가격에 PF사업장을 인수하면 사업성이 올라가고 신규자금 투입으로 사업추진이 재개될 경우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업권별로 PF사업장에 대한 신규자금 투입과 관련한 의견을 들었고 건의사항을 정리해 수용 여부를 따지고 있다. 2금융권에서는 건전성 지표 개선과 관련한 요구들이 많았던 반면 은행과 보험에서는 단독으로 신규자금을 넣기 보다는 공동대출 또는 공동 펀드를 조성해 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요청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과 보험업권에서는 사업성이 보완된 브릿지론 사업장에 대해서는 신규자금을 투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신규자금 투입에 따른 인센티브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성 보완은 경·공매를 통한 토지가격 하락과 용도변경 등으로 사업재구조화가 가능한 사업장을 말한다. 금융당국은 신규자금 투입을 유도하기 위해 은행의 유가증권 투자한도(자기자본 100%이내)를 일정 기간 완화하고, 임직원에 대한 면책 범위도 확대하는 방안의 수용이 유력해 보인다. PF사업장에 대한 자금 투입으로 부실이 발생해도 임직원에게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것으로 추정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