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돈 가로챈 콜센터 입찰제한 ‘정당’
법원 “10억원 상당 국가손해 분명”
근무인력 수를 부풀려 정부로부터 15억원에 달하는 용역대금을 과다 수령한 콜센터 운영사의 공공입찰 참가자격 제한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합의11부(강우찬 부장판사)는 콜센터 운영업체 A사가 조달청장을 상대로 “입찰 참가자격 제한처분을 취소하라”며 제기한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사는 조달청과 위탁 계약을 맺고 2017~2021년 현금영수증, 전자세금계산서 등에 관한 상담 업무를 했다. 계약서에는 매월 A사의 결원 비율을 5% 이하로 유지해야 하며, 5%를 초과하면 용역대금을 줄인다는 내용이 담겼다.
조달청은 2022년 10월 A사가 거짓으로 대금청구 서류를 제출해 용역대금 총 14억9736만원을 과다 수령했다고 통보하고 같은 해 12월 A사에 1년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처분을 했다.
이에 불복한 A사는 “국세청과 위탁 운영계약상 ‘월별 결원인원 비율 5% 준수’ 부분을 적용하지 않기로 하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육아휴직자도 정식 근로자인 만큼 이들을 투입 상담원 수에 반영하는 건 정당하다는 주장도 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사는 용역대금을 산정할 때 결원비율을 반영하지 않기로 묵시적으로 합의했다고 주장하면서도 특별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조달청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A사는 육아휴직자에게 급여를 주지 않았음에도 ‘휴가자들 로그인하세요’라고 알려 이들이 상담시스템에 로그인해 근무한 것처럼 처리했다”며 “A사는 국가에 1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