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산내평화공원’ 조성 감감무소식
민간인 학살 전국 위령시설
“타당성재조사 언제 끝나나”
한국전쟁 전후 국가 공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학살된 민간인을 추모하기 위해 추진 중인 ‘대전 산내평화공원’ 조성사업이 감감무소식이다. 정부가 타당성 재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언제 마무리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2일 대전 동구, 유족회 등에 따르면 정부의 ‘대전 산내평화공원’ 조성사업 타당성 재조사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한 타당성 재조사는 당초 늦어도 올해 4~5월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다.
대전 동구 관계자는 “타당성 재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등에 알아봤지만 정확한 일정은 알 수 없다”면서 “다만 올해 상반기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 산내평화공원’ 조성사업은 당초 총사업비 479억원으로 타당성 재조사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사업이 늦어지면서 건설비 보상비 등이 늘어났고 결국 총사업비가 타당성 재조사 대상 기준인 500억원을 넘어섰다.
‘대전 산내평화공원’ 조성사업은 지난 2016년 정부의 전국 단위 위령시설 조성지역으로 대전 동구 낭월동이 선정되면서 시작했다. 동구 낭월동 지역은 한국전쟁 당시 대전형무소 학살사건 등이 일어났던 곳이다.
유족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국전쟁 전후 희생된 민간인들의 유해는 현재 세종추모의집에 임시로 안치돼 있다. 전국 3700여기로 이들은 평화공원 조성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최근에도 경남 진주 등에서 추가로 유해가 도착했다.
전미경 ‘대전산내골령골 피학살자유족회’ 회장은 “애가 탄다”면서 “평화공원 조성은 기약이 없는데 연로한 유족들은 계속 세상을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 회장은 “평화공원의 경우 타당성 재조사를 1년 이상 끌어야 할 이유가 없다”며 “최소한 1년이 지났으면 경과라도 유족들에 알려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화공원은 추모시설이기 때문에 타당성 재조사는 경제성보다는 정책성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대전 산내평화공원’은 박근혜 정부 당시 한국전쟁 전후 학살된 민간인 희생자들의 위령시설로 추진됐다. 이를 통해 유족들을 위로하고 과거사를 치유해 국민통합에 기여하자는 목적이다. 면적은 10만㎡로 공원 전시관 기념탑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