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분쟁 전문’ 특별법원 설립 연구회 출범
초대 회장 노태악 대법관 선출
‘아시아 특별법원’ 국내 설립 추진
전국 법관들이 국제 상사 및 지식재산 분쟁 사건 처리를 위한 ‘아시아 특별법원’의 국내 설립에 뜻을 모았다.
국제분쟁해결시스템 연구회는 2일 대법원에서 창립총회 겸 공동연구회를 개최했다. 연구회는 전국 각급 법관 56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해 노태악 대법관을 회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연구회가 발족한 것은 최근 특허분쟁에서 국내 법원이 외면당하는 일이 늘어난 때문이다. 심지어 국내 기업끼리 해외에 나서 소송을 제기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해외 추세와 대조적이다. 독일, 프랑스, 일본, 네덜란드, 중국, 싱가포르, 두바이 등 세계 각국에서는 국제분쟁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법원을 출범시켰다. 특히 2023년에는 오랜 논의 끝에 유럽통합특허법원(UPC)이 창설돼 주목을 받았다.
노 대법관은 기조연설에서 국제 상사 및 지식재산 분쟁해결을 위한 특별법원의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절차적 접근성을 강화하고 신속·효율적으로 분쟁을 처리하고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론 △블록체인 등 IT기술을 활용한 접근성과 편의성 강화 △증거개시청구와 공개 제도 등 효율성 높은 영미법상의 절차 도입 △조정 등을 활용한 유연하고 탄력적인 절차 진행 △전문화된 외국인 법관의 비상임재판관으로서 임명 △재판의 실효성 보장을 위해 대한민국의 ‘외국재판에 대한 승인집행 협약’에 신속한 가입 필요성 등이 제기됐다.
연구회는 앞으로 대한민국이 국제 상사 및 지식재산 분쟁에서 선호되는 분쟁해결 장소로 채택돼 아시아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 목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노 대법관은 이날 김광남 서울고등법원 고법판사를 간사로, 목혜원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판사와 최지원 수원지방법원 판사를 총무로 선임해 운영위원회를 구성했다. 운영위에는 구자헌 특허법원 수석판사, 이혜진 특허법원 고법판사, 이한상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도 운영위원으로 참여한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