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판매 등으로 금융민원이 끊이지 않는 보험업권에 대해 금융당국이 산업 전반을 들여다보고 제도를 바꾸기 위한 개혁 작업에 착수했다.

7일 오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공동으로 “금융소비자학회 등 학계·유관기관·연구기관·보험회사·보험협회 등이 참여하는 ‘신뢰회복과 혁신을 위한 보험개혁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날 회의는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과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의 공동 주재로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 앞서 당국은 사전 이슈조사를 통해 보험산업의 주요 문제점과 민생 관련 쟁점을 정리했다.

주요 문제점으로는 지난해 IFRS17 회계제도가 도입됐지만 도입취지와 달리 과당경쟁 및 단기 수익성 상품개발이 유발되고 있으며, 판매채널에서 기존 관행이 반복되면서 고수수료 등으로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시키고 불완전판매 등 민생침해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법인보험대리점(GA) 등 보험판매채널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지만 내부통제 및 판매관리체계 등은 미흡한 수준이고, 실손보험의 경우 과잉진료와 선량한 보험가입자의 급격한 보험료율 인상 등과 관련해 상품개선방안 모색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의 참석자들은 “현재의 보험산업이 민원다발 금융업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단기이익만 쫒는 출혈경쟁을 벌여 소비자보호와 건전성 관리에 소홀하다는 비판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번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오래된 관행이라는 이유로 정체돼 있는 보험산업의 구태 의연한 틀을 깨고 재도약과 혁신의 기회로 삼자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개혁회의는 크게 3가지 방향으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소비자보호 강화와 안정적인 건전성 관리를 위해 판매채널, 회계제도, 상품구조, 자본 규제 등에 대한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혁신적 보험서비스 출시기반 마련 등 미래성장동력 발굴과 금리 리스크 대응을 위한 부채 구조조정 지원 등을 계획하고 있다. 또 국민적 관심이 높은 실손보험에 대해 범부처 논의와 연계해 진단 및 개선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개혁회의는 주요 과제별로 △신회계제도반 △상품구조반 △영업관행반 △판매채널반 △미래준비반 등 5개 실무반으로 구성된다.

권대영 처장은 “이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으며, 보험업권이 신뢰를 얻고 재도약할 수 있는 마지막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덮고 지나가는 것 없이 모든걸 이슈화하고 개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세훈 수석부원장은 “보험사·GA 등 판매채널 리스크 관리실태를 면밀히 점검하고 관련 위험을 통제할 수 있도록 검사·감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개혁회의는 내년초 최종방안 발표를 목표로 하고, 긴급과제와 민생 관련 사안은 최종방안과 별도로 필요한 시점에 개선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