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무역성장률 전년 대비 2배 넘을 듯
OECD·IMF·WTO 모두 반등세 예상
각종 국제기구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미국 경제가 호황을 누리면서 올해 세계 무역 성장률이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 모두 2023년 물가 상승과 금리 급등, 수요 부진으로 둔화된 글로벌 교역 흐름이 올해 급반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OECD에 따르면 전세계 상품·서비스 무역은 올해 2.3%, 내년 3.3%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1% 성장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OECD 수석이코노미스트인 클레어 롬바르델리는 “이러한 증가세의 상당 부분이 광범위한 경제성장과 함께 무역이 증가함에 따라 경기순환적 회복에 기인한다”며 “중국과 동아시아 국가들이 경제활동의 큰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역이 증가하면서 올해 1분기 유로존 성장률은 2022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0.3%를 기록했다. 롬바르델리는 “올해와 내년 무역 측면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발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IMF는 최근 세계경제전망에서 2024년 세계 무역량 증가율이 3%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WTO는 지난해 1.2% 감소한 상품 무역이 올해 2.6%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 수석이코노미스트 닐 시어링은 “세계 무역에서 약간의 희망의 싹이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 수요 감소로 무역 활동을 강타한 ‘제조업 불황’이 이제 끝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무역에 의존하는 유럽에서 잠정적인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으며 유럽남부 국가들이 관광업의 회복으로 혜택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페인은 3월 부활절 연휴로 관광객이 늘면서 1분기 성장률이 상승했다. 스페인통계청은 외부 수요가 분기 성장률의 0.5%p를, 내수가 0.2%p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독일과 이탈리아 모두 순수출 증가로 1분기 성장률이 상승했다.
독일 은행 베렌베르크의 이코노미스트 살로몬 피들러는 “올해 유로존의 대외무역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금 나타나는 징후는 특히 수출 반등이 생각보다 빨리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경제정책분석국(CPB)이 발표한 세계무역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2월 글로벌 상품 무역은 1년 만에 처음으로 성장세로 돌아섰다. 중국과 미국의 수출확대로 올해 2월 연간 상품 무역 성장률은 전월 0.9% 감소에서 1.2%로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9월 3.5% 감소와 비교하면 급격한 반등세다.
하지만 올해 글로벌 무역 성장률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IMF 통계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상품·서비스 교역량은 연평균 4.2% 성장했다.
OECD, IMF, WTO는 각국 정부가 국가안보와 경제자립, 국내기업지원에 집중하고 있다며 지정학적 긴장과 지역갈등, 경제적 불확실성이 무역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WTO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된 이후 지정학적으로 인접한 국가 블록 간의 무역 흐름은 해당 블록 내 무역보다 4% 더 느리게 성장하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시어링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대선이 내년 세계 무역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며 “전직 대통령이자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의 모든 무역 파트너에 10%p의 관세 인상을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고 지적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