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주치의 임상소견, 자문의보다 존중돼야”
공단의 요양급여 불승인 처분 ‘부당’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재해 요양승인을 할 때 환자를 수술한 주치의의 임상적 소견을 자문의 소견보다 존중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단독 서지원 판사는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급여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22년 11월 천안시 소재 주차장에서 자신이 탄 차량이 절벽으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해 ‘T11~L3 후방유합술 및 기기고정술’ 등의 수술을 받은 후 같은 해 12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15일간 요양승인을 받았다. A씨는 이후 공단에 치료비 710만원 가량을 요양비로 지급해 줄 것을 청구했으나, 공단이 2023년 2월 410만원 가량만 지급하고 나머지 비용인 수술비 등은 지급하지 않자 소송을 냈다.
A씨는 법정에서 “주치의와 자문의의 소견이 다른 경우 자신을 수술한 주치의의 소견이 존중돼야 한다”며 “수술이 필요 없다는 자문의 말을 듣고 수술비를 지급하지 않은 공단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수술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서 판사는 “수술의 필요여부는 주치의의 임상적 소견이 중요하다”며 “주치의의 소견이 특별히 부당하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다면 존중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법원 진료기록 감정의(정형외과)는 A씨에게 특정수술이 필요하다는 의학적 소견을 분명히 제시했다”며 주치의와 같은 의학적 소견 제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 자문의(신경외과)들은 수술의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의학적 소견을 밝혔으나, 피고 자문의들의 의학적 소견에 따른 증명력이 이 법원 감정의 및 원고 주치의의 의학적 소견보다 높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