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협동조합 부동산취득세 감면거부 ‘부당’
법원 “비영리법인도 사업목적 달성 영리행위 무방”
사회적협동조합이 부동산을 취득해 일부를 임대했더라도 취득세를 감면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단독 서지원 판사는 사회적 협동조합 사람과 공간이 서울 서초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취득세 등 경정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법원은 부동산 취득과 임대를 사회적협동조합이 그 고유업무에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해 취득세 감면을 인정했다.
서 판사는 “(취득과 임대는) 시민자산화(지역자산화)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여기서 시민자산화는 지역 주민들이 지역공동체 활동을 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공간 마련을 위해 건물·토지 등의 자산을 공동으로 매입·운영하고 이에 따라 창출되는 유무형의 가치를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활동이다.
서 판사는 “입주한 조합원들은 모두 ‘생산자조합원’이거나 ‘소비자조합원’으로서 공동체 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로 보인다”며 “원고가 비영리법인이라 하더라도 사업 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해 비영리법인의 본질에 반하지 않을 정도의 영리행위를 하는 것은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에서도 이 사건 감면조항에서 임대하는 부동산을 감면대상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고는 2020년 행정안전부장관으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아 설립됐다. 이듬해 원고는 서울 서초구에 3층 건물을 매입하고, 조합원들에게 임대한 부분을 제외하고 직접사용하는 부분에 대해 취득세 50%를 감면받아 합계 1억8100여만원을 신고·납부했다.
이후 원고는 조합원들에게 임대한 부분에 대해 취득세 50%를 감면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경정청구를 했다. 협동조합기본법은 ‘사회적협동조합이 그 고유업무에 직접 사용하기 위해 취득하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취득세의 100분의 50을 경감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하지만 서초구청은 ‘원고가 직접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없고, 비영리법인이 영리를 취득했다’며 경정청구를 거절했다. 이에 원고는 서울시장에게 이의신청했고, 또 거절당하자 조세심판원을 거쳐 행정소송을 냈다.
원고는 재판에서 “법인등기부에 목적사업으로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공간운영사업 및 시민자산화를 위한 부동산 임대 및 관리가 명시돼 있다”며 “조합원들에게 임대하기 위해 취득한 것도 고유업무에 직접사용하기 위해 취득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