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 | 노동의 미래, ESG
미래는 이끄는 힘, 노동과 ESG의 연대
기후위기로 인한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른 산업대전환 시대를 맞아 인류사회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도전을 받고 있다. 때문에 환경(Environment)과 사회문제(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개선 등 ESG는 당면 문제를 해결할 키워드로 떠올랐다.
ESG 경영을 하는 기업에게 투자하고 그런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함으로써 ESG 경영을 강제한다. 반대로 환경파괴 인권침해 거버넌스를 무시하는 반ESG 경영 기업에는 투자를 중단하고 상품 불매를 통해 퇴출하려고 한다.
유럽연합(EU)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지침(CSRD),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지침(CSDDD) 등을 통상의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40% 감축목표(NDC)로 제시했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이마저도 윤석열정부 들어 소극적이다.
이미 ESG는 세계적 흐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흐름에 노동이 배제된 채 진행 중이다. 게다가 안타깝게도 노동운동 영역에서도 ESG는 중심의제가 되지 못하고 있다.
에너지전환과 산업전환 시대에 노동자는 일자리 상실의 피해자가 아니라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하며 환경문제와 사회문제를 주도하는 주역으로서 자기 위상을 세워야 한다.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정의한 ‘정의로운 전환’이란 “관련된 모든 사람에게 가능한 한 공정하고 포용적인 방식으로 경제를 녹색화하고 괜찮은 일자리의 기회를 창출하며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ILO는 노동자가 전환과정에서 참여하는 것을 ‘정의로운 전환의 기둥’이라고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ESG코리아 강충호 연구위원장(아주대 융합ESG학과 특임교수), 김경자 교육위원장을 중심으로 박태주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송관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 윤효원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감사, 이문호 워크인조직혁신연구소 소장이 노동운동과 ESG의 미래를 담은 책 ‘노동의 미래, ESG’를 출간했다.
저자들은 모두 풍부한 현장경험과 오랜 연구활동을 통해 노동자와 노동조합이 어떻게 ESG를 인식하고 이행해야 할 것인지 다양한 시각과 현실적인 방안들을 제시한다.
김경자 교육위원장은 “인류는 기후위기로 물리적 멸종보다 빈곤과 불평등에 의한 사회불안으로 붕괴할 가능성이 더 크다”며 “환경위기(E) 문제는 불평등 빈곤 등의 사회적(S) 문제를 심화시켜 결국 인간의 파국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이어 “환경문제와 사회문제는 모두 연결돼 있고 거버넌스(G)를 추동해 해결책을 찾은 방안이 바로 ESG”라고 강조했다.
강충호 연구위원장은 “인권의 주요항목인 노동기본권을 비롯한 노동이슈의 본질과 중요성에 대해서 체계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기업은 ESG경영과 관련된 계획·실행·평가 등 모든 활동과정에서 노동이슈를 살펴보고 국제기준과 국내 법규에 저촉되거나 미비한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책은 기후위기 시대, 지속가능한 사회,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 지금 노조는 무슨 일을 살펴야 하는지, 노동자 시민은 무엇에 관심을 갖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일깨워 준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