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산하 공공기관 운영 ‘주먹구구’
여성정책원·교통연수원
계약·물품 관리 엉터리
경북도 산하 소규모 공공기관들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도는 9일 산하 공공기관인 여성정책개발원과 교통문화연수원에 대한 종합감사를 실시한 결과, 지방계약법 등을 무시하고 수의계약으로 예산절감 기회를 놓치기도 했고 관리자에게 직책수당 외에 주지 않아도 될 시간외 수당까지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 주의요구와 시정조치 등의 처분을 했다고 밝혔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8건의 지적을 받았다. 개발원은 2021년 2월부터 8월까지 웹사이트 구축 등 3건의 용역(1억1100만원)을 1인 수의계약으로 발주했다. 지방재정법이나 지방계약법에 따르면 추정가격이 2000만원 초과 1억원 이하인 계약은 지정정보처리장치를 통해 2인 이상의 견적서를 받아 수의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그러나 개발원은 이를 무시하고 중소기업기본법의 ‘소기업은 수의계약할 수 있다’는 규정만 검토하고 계약을 추진했다.
또 개발원은 2023년 8월부터 감사수감일까지 5명의 관리자에게 1462만원의 직책수당 외에 1522만원의 시간외 근무수당을 불합리하게 지급했다. 지방출자·출연기관 예산편성 운영지침에는 관리자는 시간외 근무수당 지급대상에서 제외하게 되어 있다.
이외에도 상위 직급에 결원이 생겼는데도 결원보충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아 차하위직에서 3년이상 근무한 직원 5명이 승진대상자 자격을 갖추고도 승진심사 기회를 놓치기도 했고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도 선정절차, 착수와 결과보고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준수하지 않았다.
업무추진비 집행도 부적정했다. 업추비 집행대상이 아닌데도 2020년 10월부터 최근까지 400여건에 1215만7200원을 지출했다. 주로 관할구역 유관기관의 장이 아닌 유관기관 소속 임직원과 도의원, 관할구역 외 유관기관의 장에게 축하난과 과일바구니 등을 구입해 전달하는 식으로 집행했다.
교통문화연수원은 음주운전 관련 징계양정기준 개선 미흡, 시설물 임대사용규칙 정비 미흡 등을 통보받았고 물품관리 업무 소홀, 공공조달 유류구매카드 미사용, 체크카드 관리 미흡 등 5건의 부당 업무처리가 지적돼 주의요구와 시정조치를 받았다.
연수원은 특히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물품수급계획을 세우지 않고 강당의자, 노트북컴퓨터 등 403건의 물품을 사는데 1억2500여만원을 지출했다.
경북도 감사관실 관계자는 “대부분 지적 사항이 각종 법률과 규정을 잘못 해석했거나 엉뚱한 규정을 적용, 단순 착각 등으로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경우가 많아 공공기관직원의 업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