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처벌법 시행 3년이 되면서 관련 신고가 증가하는 가운데 스토킹 가해자에 대한 상담 프로그램이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13일 한국경찰학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발행된 경찰학회보 26호는 ‘스토킹 가해자에 대한 상담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증에 관한 연구(류용현 박상진)’에서 스토킹 가해자에 대한 교화 프로그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논문은 “스토킹 범죄가 증가하는 가운데 여전히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가 미흡하다는 한계점이 있다”면서 “스토킹 범죄 가해자에 대한 개입이 강화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스토킹 관련 신고는 2021년 1만4509건에서 2022년 2만9565건, 지난해 3만1842건으로 증가했다.

연구는 제주경찰청에서 시범 운영 중인 ‘찾아가는 가해자 교화 프로그램’ 참여자 대상의 설문 분석 등을 통해 이루어졌다. 구체적으로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스토킹 행위자 12명과 기타 여성폭력 가해자 13명 등 25명에게 교화 프로그램 상담 전과 후의 변화를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 스토킹 가해자의 폭력 점수가 프로그램 실시 이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부부싸움은 집 안에서 해결 ●폭력이 아닌 사랑 싸움 ●배우자를 때릴 수 있다 등의 점수가 프로그램 실시 이후 낮아졌다.

부부 갈등 점수도 성격, 생활 양식, 가치관, 의사소통 등에서 프로그램 실시 이전보다 줄었다. 분노 점수도 프로그램 이후 낮아졌다.

반면 스토킹 가해자들의 결혼생활 전체 점수는 프로그램 실시 이후 증가했다. 결혼생활에 만족, 미래가 희망적임, 배우자를 이해하려 노력함 등에서 점수가 증가했다.

프로그램 효과성 검증에서도 ●긍정적임 ●자랑거리가 많음 ●자신을 존중함 ●성공적 인생 등이 프로그램 실시 이후 점수가 높아졌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현행 스토킹처벌법에는 아동학대처벌법과 같은 상담 및 교육 위탁에 대한 규정이 없고, 법원이 유죄판결을 하는 경우에만 이수 명령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경찰의 수사 및 법원의 조사·심리단계에서 상담 치료 프로그램을 이행하도록 잠정조치를 규정하고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경찰은 2022년 4월부터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 경기남부, 전남, 경북, 제주에서 수사 초기 단계에서 희망자가 참여하는 스토킹 가해자들에 대한 상담 교정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는 수사단계에서 스토킹 가해자 상담·교정프로그램의 실효성 분석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한 바 있다.

박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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