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산업기술, 중국에 바짝 쫓긴다

2024-05-14 13:00:17 게재

양국 산업기술격차 2013년 1.1년에서 2023년 0.3년 … “R&D 투자 확대” 의견 48%

한국의 산업기술 수준이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중국과의 격차는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의 기술격차는 꾸준히 좁혀왔으나 최근 다시 벌어졌다.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이 13일 펴낸 ‘2023년 산업기술 수준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산업기술 수준은 세계 최고인 미국의 88.0% 수준이며, 이런 기술 격차를 따라잡으려면 0.9년이 필요하다.

이 조사는 미국의 기술수준을 100%, 미국과 기술격차를 0년이라고 산정했다.

같은 기준으로 EU의 산업기술 수준은 93.7%(기술격차 0.39년), 일본은 92.9%(0.43년), 중국은 83.0%(1.2년) 이었다.

한국의 기술수준은 2013년 83.9%에서 2015년 84.0%, 2017년 83.8%, 2019년 83.6%, 2021년 86.7%, 2023년 88.0% 등 전반적으로 개선흐름을 보였다.

기술격차는 2013년 1.4년에서 2023년 0.9년으로 10년동안 0.5년 좁혔다. 기술수준의 경우 2023년 조사에서는 2021년 대비 1.1%p 상승했지만 기술격차는 2021년 0.8년에서 2023년 0.9년으로 오히려 늘었다.

같은 조사에서 중국의 기술수준은 2013년 71.4%, 2015년 74.5%, 2017년 74.9%, 2019년 77.4%, 2021년 81.1%, 2023년 83.0%로 수직상승세를 보였다. 기술격차는 2013년 2.5년에서 2023년 1.2년으로 절반이상 단축시켰다.

한중 양국의 미국대비 기술수준을 비교해보면 2013년 한국 83.9%, 중국 71.4%로 12.5%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2023년에는 한국 88.0%, 중국 83.0%로 5.0% 차이로 좁혀졌다.

미국과의 기술격차는 2013년 한국 1.4년, 중국 2.5년으로 양국간 1.1년의 간극이 있었으나 2023년 한국 0.9년, 중국 1.2년으로 0.3년까지 줄어들었다. 중국이 바짝 따라붙은 셈이다.

산업연구원은 이날 한국 조선산업 경쟁력이 2023년 중국에 밀려 처음 2위로 내려앉았다는 분석결과도 발표했다.

이와 함께 KEIT 2023년 조사에서 25대 산업기술 분야별로 보면 국가별 최고기술 수준을 보유한 품목은 미국 17개, 일본 4개, 유럽 3개, 한국 1개였다. 한국은 미래형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갖춘 것으로 조사됐다.

차세대항공(74.6%)과 3D 프린팅 기술(78.1%) 분야는 조사 대상국 중 기술 수준이 가장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은 전기수소자동차, 자율주행차, 디지털 헬스케어, 맞춤형 바이오 진단·치료, 스마트 의료기기, 지능형 로봇, 화학공정소재, 나노, 차세대 반도체 등에서 최고기술력을 보유했다.

일본은 뿌리기술 섬유의류 탄소소재 이차전지에서, 유럽은 해양플랜트와 첨단제조공정·장비 등에서 최고경쟁력을 지녔다.

한국이 기술 격차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국제·국내 산학연 협력 강화 등이 제시됐다. 특히 ‘R&D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은 2019년 30.8%, 2021년 36.0%, 2023년 47.6%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윤종 KEIT 원장은 “기술수준이 높은 분야라도 글로벌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기술 개발에 매진하며 글로벌 초격차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보고서는 2023년 8월 7일부터 2024년 2월 6일까지 국내 대기업·공학회 등의 전문가 2722명을 대상으로 주요 5개국(미국 유럽연합(EU) 일본 한국 중국)의 기술수준과 기술격차에 대해 설문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이 조사는 KEIT가 2년마다 실시하고 있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산업기술 R&D 디지털 플랫폼(https;//rome.keit.r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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