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새소비주도층 ‘잘파세대’ 붙잡기 안간힘

디지털환경 ‘익숙’ 소비소통방식 ‘파격’

2024-05-14 13:00:27 게재

품질·가격보다 감성·가치관 … 브랜드 모델·캐릭터·인플루언서콘텐츠 따져보고 구매

유통업계가 소비 주도층으로 떠오른 ‘잘파세대’((Z+Alpha) 붙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잘파세대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와 2010년대 초반 이후에 태어난 알파세대의 합성어로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비교적 아날로그 환경에 익숙한 밀레니얼세대와 디지털 환경에 더 익숙한 Z세대를 한세대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시각에서 등장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잘파세대는 스마트폰 대중화로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환경에서 성장했다”면서 “어떤 세대보다도 최신 기술(인공지능 메타버스 등)을 아주 빠르게 받아들이고 사용한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잘파세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고 활용하는 것에 능숙하고 자신만의 명확한 가치관을 구축하고 이에 따른 결정과 소비를 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새로운 문화에 대한 경계심이 낮고 습득하는 속도도 빨라 과거 유행한 문화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

유통가 마케팅·홍보전략이 파격적으로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식음료회사들이 최근들어 잘파세대 ‘디토’(Ditto)소비를 겨냥 유명인을 모델로 발탁하고 인기 캐릭터와 협업제품을 출시하거나 온라인 콘텐츠를 강화하는 등 새로운 마케팅 공식을 선보이고 있다.

디토소비는 디지털 환경에 매우 익숙한 잘파세대가 각종 SNS 채널과 숏폼(짧은동영상) 콘텐츠를 수시로 접하며 온라인 상에서 인기가 높은 제품을 구매하거나 선망하는 인플루언서(유명인)와 유사한소비를 지향하는 경향을 일컫는다.

코카콜라사 음료 브랜드 환타가 지난달 ‘라이즈’(RIIZE)를 새 브랜드모델로 발탁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아이돌 그룹 라이즈는 원하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독자적인 음악 장르를 통해 개성을 중시하는 잘파세대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톡톡 튀는 환타 브랜드 이미지와 어우러져 기존 소비자층은 물론 팬덤(동호인)인 잘파세대도 큰 호응을 보이고 있다는 게 코카콜라 측 설명이다.

코카콜라사 ‘환타’ 새모델 ‘라이즈’ 사진 코카콜라사 제공

특히 라이즈 구성원들이 광고영상 속에서 OTT(동영상)시청, 게임 등을 즐기며 환타를 마시는 모습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잘파세대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내가 원하는 즐거움만큼은 놓치지 말라’는 환타 브랜드 메시지가 통했다는 얘기다.

친근하고 귀여운 캐릭터를 활용한 소통방식도 잇따르고 있다.

편의점 GS25는 잘파세대를 겨냥 귀여운 모습에 솔직한 입담과 개성 있는 세계관으로 SNS와 메신저 상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이모티콘(그림말) 캐릭터와 협업상품을 내놨다. ‘깜자’와 ‘베베더오리’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인데 △깜자X크림치즈머핀 2종 △베베더오리X에그불고기 조리빵 3가지다. 포장지뿐 아니라 내용물 주재료 역시 이모티콘 캐릭터 핵심적인 개성을 연상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GS25 이모티콘 캐릭터 제휴 상품 사진 GS25 제공

GS25 측은 “잘파세대 소비자는 취향에 맞는 캐릭터 제품을 소비하고 수집하면서 새로운 소비 경험에 대한 즐거움을 극대화하고 기업은 자연스럽게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는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GS25는 앞서 화이트데이 때 모남희, 네이버웹툰 ‘냐한 남자’ ‘마루는 강쥐’ 등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세트 상품도 선보였다.

2월 밸런타인데이 기획 상품으로 내놓은 모남희 협업상품에 잘파세대 수요가 몰리자 화이트데이 제작 물량을 확대해 밸런타인데이보다 10배 늘린 11만개를 확보했다.

유통가는 온라인 콘텐츠도 강화하는 추세다. 일상 속에서 SNS 에 자연스럽게 노출하며 성장해 ‘디지털 네이티브’(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세대)로도 불리는 잘파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는 일찌감치 잘파세대 공략에 나선 경우다. 2021년 6월부터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트렌드와 인기 브랜드·상품을 소개하는 ‘매거진’ 코너를 운영 중이다. 특히‘인플루언서’ 콘텐츠는 평균 주간 거래액이 전주 대비 154% 증가했을 정도로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에이블리 인플루언서 콘텐츠 사진 에이블리 제공

올리브영은 에디터(편집자)가 뷰티, 라이프스타일 화보와 영상을 소개하는 앱 내 매거진 전문관을 신설했다. 이 콘텐츠로 누적 100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얻기도 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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