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로 관계인구 40만 도전”
인터뷰_박정현 충남 부여군수
인구 6만인데 사용자 7만
기초지자체 첫 해외농장
“지역화폐를 통해 40만명의 경제적 관계인구를 유치하면 6000억원의 지역시장을 추가로 창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박정현 충남 부여군수가 밝힌 지역화폐의 미래다.
부여군은 인구 6만여명의 작은 기초지방자치단체이지만 지역화폐에 있어 전국적 모범으로 통한다. 결제 수수료 제로, 순환형 경제 등 타 지자체를 선도하고 있다. 올해도 정부 공모사업을 통해 기초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은 예산을 지원받았다.
박정현 군수는 “부여군 인구가 6만명이지만 부여 지역화폐인 ‘굿뜨래페이’를 사용하는 사람은 7만명”이라며 “부여 1년 관광객 450만명 가운데 40만명만 부여 지역화폐에 가입하면 현재 1000억원 규모를 6배로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기술 발전으로 굿뜨래페이로 얼마든지 타지에서 농산물 등 부여상품을 구매할 수 있고 관광을 할 때도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굿뜨래페이’의 진화는 놀랍다. 지역경제의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향후 지역사랑기부제까지 결합하면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박 군수는 “우리 같은 농촌 지자체에서 기업을 유치하고 인구를 증가시키는 게 쉽지 않다”며 “하지만 지역화폐만 잘 활용하면 기업을 유치하고 인구를 늘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의 선진국들을 보면 인구가 작더라도 소멸하거나 경제가 무너지지 않는다”면서 “지역화폐가 오히려 작지만 강한 지자체가 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부여군의 도전은 농업영토 확대에서도 나타난다. 박 군수는 18일부터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한다. 우즈베키스탄 나망간주에 ‘K-부여 굿뜨래 농업특화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정현 군수는 “기초지자체가 해외 농업자원 개발에 나선 최초의 사례”라며 “부여의 스마트팜 등 농업기술을 활용해 유럽시장 등을 공략한다면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여군은 국내 시설원예농업의 대표적인 지역 가운데 하나다. 1970년대 초부터 시작했다. 충남 시·군 가운데 41%가 몰려 있다. 이 같은 경험은 자연스럽게 스마트팜 대표지역으로 이어졌다. 박 군수는 “현재 충남 시·군 가운데 스마트팜의 50% 정도가 부여에 있고 중앙정부 사업도 수행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기초지자체로 첫 도전인 만큼 어려움도 크다. 박정현 군수는 “복잡한 행정절차나 낮은 전문성 등으로 힘든 게 사실”이라며 “정부가 적극 지원해준다면 해외지원이라는 중앙정부의 짐도 덜어주고 지자체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도는 올해 부여군 장암면 5개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건강영향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지역은 1998년 이후 20년간 한 기업이 불법으로 폐기물을 매립한 지역이다. 박 군수는 2018년 취임 이후 이 지역 폐기물을 추적, 불법매립을 확인하고 현재 침출수 처리 등 행정대집행을 진행하고 있다. 박 군수는 “장암면 사건도 여기까지 오는데 6년의 시간이 걸렸다”며 “사업을 마무리하면 백서를 만들어 우리 사회에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경종을 울릴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