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기술 ‘보조공학’ | 시각 장애인 근로자
손끝으로 전해지는 자극으로 세상을 보다
시각장애인인 이 모(57) 교수는 대학 학부와 대학원 석사과정을 밟는 동안 학업에 필요한 도서를 점자나 음성 매체로 변환시키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평균 500쪽에 가까운 전공도서를 점역(점자 번역)하면 원본 도서보다 부피가 10배 늘어났다. 같은 분량의 책을 녹음할 경우 당시 널리 사용하던 60분 길이의 카세트 녹음테이프 15개가 필요했다.
그래서 그의 가방엔 늘 카세트테이프와 점자책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의 불편함은 교수가 돼서도 지속됐다.
그러던 중 한국에서 개발된 점자정보 단말기를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공단)을 통해 지원받았다.
이 교수는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각종 자료를 실시간으로 읽도록 도와줄 뿐만 아니라 파일관리, 워드프로세서, 독서기 및 점역, 인터넷 서핑, 전자 메일 등이 내재돼 업무를 수월하게 해줬다.
이제 이 교수의 서류가방에는 늘 점자정보단말기가 들어 있다.
이 교수는 “제가 업무를 수행할 때 각종 자료를 실시간으로 읽도록 도와주는 점자정보 단말기가 없었다면 과연 어떻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곤 한다”고 말했다.
이는 장애로 인한 업무 한계를 보조공학을 통해 새로운 능력으로 승화 시킨 예로서 정보의 수집·이해, 지식의 발산, 정보의 공유까지의 업무과정을 각각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보조공학기기를 개연성있게 지원한 결과다.
해당 제품을 비롯해 공단에서 지원하는 보조공학기기는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보조공학센터에서 다양한 보조공학기기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공단은 장애인의 고용촉진과 직업생활 안정을 위해 직무에 필요한 보조공학기기 구입 및 대여 비용, 맞춤형 보조공학기기를 지원하고 있다.
지원 대상은 장애인 근로자, 장애인 공무원, 장애인을 고용하거나 고용하려는 사업주, 장애인 사업주다.
지원 규모는 장애인 근로자 1인당 1500만원(중증 2000만원)까지 보조공학기기(지원한도 내 최대 본인부담금 10%)를 지원한다.
한편 오는 6월 4일에서 5일까지 서울 서초구 양재 aT센터에서 대한민국 최대 ‘보조공학기기 박람회’가 열려 더 많은 새로운 기기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