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받는 한동훈 등판론…다른 당권주자들도 ‘몸풀기’

2024-05-16 13:00:38 게재

조해진 의원, 첫 공개 지지 “선발투수 나서야”

나경원 안철수 유승민 윤상현 등도 ‘존재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출마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민의힘 전당대회 시작 전부터 판이 달궈지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의 ‘목격담 정치’가 회자되는가 하면 당내에서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첫 공개 지지선언이 나오면서 한 전 위원장의 등판론은 더욱 힘을 받는 모습이다. 다른 유력 당권주자들은 한 전 위원장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자신만의 경쟁력을 가다듬으면서 몸풀기에 나섰다.

‘거듭나겠습니다’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추경호 원내대표와 정점식 정책위의장 등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임명장 수여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16일 한 전 위원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한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시절에 많은 약속을 했고 지키겠다고 했다. 어떤 방식과 시기에 그 약속을 지킬지는 한 위원장이 전적으로 고민하고 결단할 문제”라면서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서 고민하고 결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한 전 위원장의 전대 출마 기준으로 민심을 제시하면서 “민심은 계속 변하고 있다.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히기는 했지만 명확하게 선을 긋지는 않은 셈이다.

당내에선 한 전 위원장의 등판론에 힘을 싣는 흐름이 더 빨라지고 있다. 이상민 의원은 15일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패배 의식이 짙고 무기력에 빠져 있는 당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최적임자라는 주장에 대해 아니라고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한 전 위원장 당대표 출마에 힘을 실었다.

총선을 전후해 윤석열 대통령과 당을 향해 거듭 쓴소리를 하고 있는 조해진 의원은 아예 한 전 위원장의 출마를 촉구하고 나섰다. 조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 전 위원장이 정치에 뜻이 있고 당과 국민에 대해 소명 의식이 있다면 이제 그 역할에 출사해야 한다”면서 “총선 때는 구원투수로 출전했다가 패전 처리 투수로 끝났는데 이제는 선발투수, 주전 투수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같은 흐름을 지켜본 당 관계자는 “한 전 위원장이 물밑 행보를 하거나 스킨십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의 한동훈 때리기나 친윤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당내에서도 자연스럽게 한 전 위원장 쪽으로 흐름이 가는 것 같다”고 짚었다.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와는 별개로 다른 당권주자들은 자신만의 경쟁력을 내세우며 몸풀기에 나섰다.

유력 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당선인은 ‘저출생’을 키워드로 차별화에 나섰다. 나 당선인은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내일을 위한 저출산과 연금개혁’ 세미나를 개최했다. 그 외에도 국회 인구기후내일포럼(가칭)을 조직하는 등 22대 당선인들과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나 당선인과 함께 수도권 5선 고지에 오른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보수혁신을 키워드로 한 릴레이 세미나를 연다. 윤 의원은 총선 패배에 대한 당 차원의 별다른 반성이 나오지 않을 때부터 정치전문가, 수도권 낙선인과 당선인, 학계 원로 등 다양한 인물을 초청해 보수 재건의 길을 모색해 왔다.

안철수 의원은 당권 도전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도 채 상병 특검법 찬성 입장을 명확히 하는 등 독자 행보를 하며 색깔을 내고 있다. 안 의원은 16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채 상병 특검법) 찬성 의견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최근 검찰 고위직 인사가 ‘김건희 방탄 인사’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서도 “국민들께서 오해할 수 있는 일들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아쉽다”고 밝혔다.

잠재적 당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1일 5년 만에 팬미팅을 갖는가 하면 연세대 등에서 강연회를 열었다. 유 전 의원도 최근 검찰인사에 대해 페이스북 글을 통해 “지금 수사를 덮는다고 영원히 덮을 수는 없다”면서 “검찰총장 윤석열과 대통령 윤석열, 이 둘이 같은 사람 맞냐”고 되물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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