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만에 물가 둔화, 미 증시 역대 최고 급등
9월 금리인하 불씨 되살아나며 미 국채 0.1%p 하락
코스피·코스닥 1% 넘게 상승…원달러환율 급락 출발
미국의 소비자물가(CPI) 상승세가 4개월 만에 둔화하면서 뉴욕증시가 역대 최고치로 급등했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면서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일대비 0.1%p 급락해 빅테크를 중심으로 증시가 급상승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코스피와 코스닥은 1% 넘게 상승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 물가 및 소비지표 둔화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며 전일대비 15.3원 급락 출발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0.8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7%, 나스닥지수는1.40% 오르며 종가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16일 오전 9시 40분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은 나란히 전일대비 1.4%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시장이 이렇게 환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둔화된 4월 물가로 인해 9월 금리인하 불씨가 되살아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 노동부가 전일(현지시간) 발표한 4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4% 올랐다. 블룸버그 전망치(3.4%)에 부합하고, 전월(3.5%)보다 낮은 수치다. 전월 대비로는 0.3% 오르며 전망치(0.4%)보다 낮게 나타났다. 항목별로 보면 주거비와 휘발유 물가 등은 올랐으나 신차, 중고차, 에너지 서비스 등의 물가가 하락했다. 1분기 인플레이션 충격 이후 올해 처음으로 둔화추세를 확인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음료를 제외한 4월 근원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6% 상승해 2021년 4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았다. 월간 상승률은 6개월 만에 둔화됐다.
4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월대비 0%를 기록해, 블룸버그 전망치(0.4%)를 하회했다. 소매판매는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의 바로미터로 전체 경기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수다.
시장은 이번 결과가 올해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의 문을 열 것으로 기대했다. 물가와 소비가 둔화되었다는 지표 발표에 시카고상품거래소 패드워치 툴은 올해 9월과 12월 각 0.25%p의 금리인하를 예상했다.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하루만에 65.1%에서 71.9%로 올랐다.
한편 한국은행은 오는 2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행 연 3.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2.9%로 여전히 높고,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도 전분기 대비 1.3%로 예상치를 크게 웃돌아 통화정책 전환 필요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번 금통위에서 올해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한다. 이창용 총재가 이달 초 말한 기본 전제가 바뀐 게 수치로 나타날 전망이다. 한은 안팎에서는 지난 2월 경제전망에서 내놓은 성장률 전망치(2.1%)는 2.5% 안팎까지 올리고, 하반기 물가전망도 평균 2.3%에서 그 이상으로 올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한은이 이번달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지난해 1월부터 역대 최장기간 이어져, 다음 금통위가 있는 7월까지 최소 1년 7개월간 지속될 전망이다.
김영숙·백만호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