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되는 5.18…추모 분위기 ‘절정’
5월 민주묘지 방문객 2만5000명 넘어
독일과 미얀마 등에서 5.18 정신 계승
올해로 44년을 맞은 5.18민주화운동 추모 열기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이달 5.18 국립민주묘지 방문객이 2만명을 넘어섰고, 광주 곳곳에서 다양한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 특히 독일 등 세계 각국에서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5.18 정신 계승을 다짐했다.
◆줄 잇는 추모 인파 = 17일 국립 5.18민주묘지관리소에 따르면 5월에만 민주묘지를 찾은 방문객이 2만5311명(15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까지 3만9513명이 방문했고, 오는 18일 기념식을 앞두고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1980년 당시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강제 해직된 언론인에 이어 충남교육청 임직원들이 “그날을 잊지 않겠다”고 참배했다. 정치인 참배도 줄을 이었다. 지난 15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에 이어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6일 민주묘지를 찾았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17일 민주묘지를 방문했고, 여야 정치인도 집결했다.
광주 곳곳에서는 오는 18일 기념식에 맞춰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5.18기록관은 지난달 29일부터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245에서 5.18 당시 초등학생이 쓴 그림일기를 바탕으로 5.18을 바라보는 기획전시 ‘5월 18일. 일요일. 맑음’을 개최하고 있다. 5.18기념재단은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광주민주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민주포럼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있었던 아시아 각국의 선거와 민주주의 증진 관계 등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추모 열기는 17일 오후 7시 광주 금남로에서 열리는 전야제를 기점으로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전야제는 시민참여 난장을 시작으로 ‘광주의 5월과 한국 민주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행사로 진행된다. 특히 이태원과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설치돼 유가족들의 아픔을 공유한다. 전야제에 앞서 풍물패 거리공연과 5.18 당시 진행된 가두행진을 재현한 민주평화대행진이 열린다. 참석자들은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요구하는 푯말을 들고 행진을 이어간다. 박미경 5.18민주항쟁기념행사위원회 상임위원장은 “44주년 행사 주제를 ‘모두의 오월, 하나 되는 오월’로 정했다”면서 “모두의 오월이 44주년에 멈추지 않고 미래세대에도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념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5.18 세계화 전진 = 지구촌 곳곳에서 기념식이 열릴 예정이다.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브라질 상파울루와 베트남 호찌민, 미얀마와 일본 도쿄, 미국 시애틀 등 20개 국가에서 기념식이 준비되고 있다. 또 세계 각국에서도 광주를 찾아 5.18 정신을 계승한다.
한국에 거주하는 독일 튀빙겐 대학생 30여 명이 광주를 방문해 전야제를 비롯해 5.18사적지를 답사하고 있다. 독일 민주사회건설협의회 회원 30여 명도 17일 광주를 방문해 전야제와 기념식에 참석한다. 이 단체는 1974년 한국 유학생과 목사, 광부와 간호사 등이 모여 한국의 민주화와 통일을 지향하며 결성했다.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이끄는 민족통합정부(NUG)인사들도 지난 16일 광주를 방문했다. 틴 툰 나이 NUG 기획재정부장관은 “우리는 광주를 통해 시민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주목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민주주의를 성취한 것처럼 미얀마도 결국 민주주의를 성취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는다”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