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보통교부세율 인상 추진”
‘5% 인상’ 실현여부 주목
잘한 지역축제 증액 요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16일 “보통교부세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나 학계의 요구가 이어졌지만 정부가 직접 교부세 인상 의지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장관은 이날 전남 강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방재정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를 해결할) 단기적이고 현실성 있는 방법은 지방교부세율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구소멸과 지방주도 발전을 이루려면 제일 중요한 게 돈”이라며 “정부로서도 지방이 운신의 폭을 넓일 수 있도록 교부세율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통교부세는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재정 운용에 도움을 주기 위해 중앙정부가 지자체 재정상황을 고려해 배분하는 돈이다. 현재 보통교부세율은 내국세의 19.24%를 자동 할당하는 방식으로 배분된다.
이 장관은 구체적인 인상율은 밝히지 않았다. 최근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등이 5% 인상을 요구하고 있어 이와 비슷한 규모의 인상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자체 등은 내국세의 19.24%인 보통교부세를 25%로 인상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교부세 인상에 따른 국가재정 축소를 우려해 지방교육교부금을 줄이는 방안을 함께 검토해왔다. 학생수 감소 등으로 여유가 생긴 지방교육교부금을 보통교부세 인상분만큼 축소해 국고 감소 부담을 없애자는 것이다. 현재 지방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인데 이를 15%로 인하하는 안이다.
다만 이 방법은 두 가지 장벽이 있다. 우선 지역 교육청 등 교육계의 반발이다. 또 보통교부세 인상과 지방교육교부금 인하가 동시에 이뤄질 경우 지방 재정 인상 효과가 줄어들 것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보통교부세건 지방교육교부금이건 어차피 지방에 내려와 사용될 재정인데 하나를 빼 다른 하나를 채우는 건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며 “보통교부세 인상율을 높이지 않더라도 순수한 증액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보통교부세 산정기준 중 하나인 지역축제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생활인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경제활성화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축제라면 (교부세 산정기준에) 가점을 주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강진원 강진군수의 개선 요구에 대한 답변이다. 실제 지역축제 개최는 지금까지는 교부세 감액 사안이다. 과거 지역축제를 단체장 치적 홍보를 위한 낭비성 예산으로 보고 세운 기준이다. 강진원 강진군수도 이날 이 장관과 만나 “지역축제는 외부 관광객들을 불러들일 필수적인 과정”이라며 “교부세 감액 요인이 아니라 오히려 증액 요인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