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에 발목 잡힌 영원무역
할인판매 탓 영업익 57%↓ 매출도 15% 준 7097억원
‘재고’가 문제였다.
‘잘나가던’ 영원무역이 ‘자전거 재고’ 때문에 발목을 잡힌 모양새다.
울며겨자먹기식 할인판매로 영업이익이 50% 넘게 줄었다. 매출도 1년새 15% 줄어든 7000억원대에 그쳤다.
20일 패션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영원무역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5.6% 감소한 709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710억원으로 57.5%나 급감했다. 그나마 영업이익률은 10%를 유지했다.
활동복 등 의류쪽은 선방했지만 자전거브랜드 스캇(SCOTT) 실적부진이 뼈아팠다.
형권훈 SK증권 연구원은 “스캇 부문은 재고 소진을 위한 할인판매로 영업손실만 16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며 “자전거 소비 성수기 초입인 1 분기가 지났지만 스캇 재고는 지난해 4분기 7900억원에서 500억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자전거 재고 소진을 위한 할인판매 타격이 예상보다 컸고 매출액은 물론 영업이익 모두 부진했다는 얘기다.
스캇 자전거부문 재고문제는 올해말까지도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할인판매로 이익률 훼손이 예상보다 크다는 이유에서다. 증권가는 SCOTT 부문에서 올해 500억원대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추산했다.목표주가도 하향조정했을정도다.
의류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부문은 불확실한 거시경제 환경 속에서 구매기업들의 보수적인 재고 매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룰루레몬, 아크테릭스 등 브랜드들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매출덕분에 선방하고 있다. 하반기부터 이들 제품 출하량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OEM생산 기지인 방글라데시 최저임금 인상과 높은 원달러 환율효과로 영업이익은 감소할 것이란 게 증권가 대체적인 분석이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