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비밀 푼 ‘비닐하우스용 필름’ 상용화
서울대·태광뉴텍 공동개발
적색광 전환 특수 필름
식물 생장과 관련된 태양광 비밀을 적용해 광합성을 20~40% 증가시키는 특수 필름이 상용화될 전망이다.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와 태광뉴텍 타조표 필름 연구진은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을 받아 식물 성장과 수확에 도움이 되는 필름 개발에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생산업체와 대학,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등이 산학협력으로 7년만에 거둔 성과라 그 의미가 더욱 크다.
광부스터 필름이라 불리는 이 특수 필름은 태양광 중 광합성에 불필요한 녹색광과 자외선을 작물 성장과 수확에 도움이 되는 청색광과 적색광으로 변환시키는 소재로 비닐하우스에 사용하면 수확량이 대폭 증가된다. 연구진은 실제 3년에 걸친 농가 실증 평가에서 딸기는 약 20%, 고추는 37%까지 수확량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태양의 가시광선은 청색광, 녹색광, 적색광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녹색광은 식물의 잎과 동일색을 띄고 있어 반사되거나 그냥 통과되기 때문에 광합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외선 역시 마찬가지다. 반면 청색광은 개화율을 높이고 적색광은 작물의 성장을 촉진시킨다. 이번에 새로 개발된 광부스터 필름을 통과하면 자외선과 녹색광이 광합성에 도움이 되는 청색광과 적색광으로 15~20% 전환돼 식물 광합성을 최대 20~40% 증가시킬 수 있다.
안태인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교수 연구팀은 개발 필름을 이용해 국내외 SCI 저널에 4건의 논문을 게재하였다. 안 교수는 “녹색광 자외선을 청색광과 적색광으로 전환하면 작물재배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에 이론적으로 증명됐지만 그 소재가 너무 고가이기 때문에 일반 비닐하우스 필름에 적용되기에는 불가능 했다”며 “이에 상용화가 가능한 가격의 소재를 찾고 최대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광전환 비율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실제로 필름 가격이 기존 비닐하우스 비닐과 큰 차이가 없어 농가 수입 증가에 적지 않은 도움을 주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이상기후로 인한 일조량 감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들에는 적기에 절실한 기술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실증 평가에 참여한 한 농민은 “개발 필름을 3년간 사용해 본 결과 비교동 대비 화방(열매맺음)이 빨라 딸기 조기 수확이 가능했다”며 “수확량은 평균 15% 이상 증가됐고 과실크기는 20% 수준으로 향상돼 1등급 품질의 딸기를 판매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양한 작물에 대한 실증평가에 따르면 딸기(설향)은 최대 22%, 고추(청양)는 37%, 시금치는 20% 수확량이 증가됐고 수박은 과실 무게가 12% 증가됐다.
수확량 뿐만 아니라 재배기간도 단축됐는데 딸기는 개화 및 화방이 7~10일 빨랐고 시금치는 1주일 먼저 수확시기를 앞당길 수 있었다. 또한 딸기 품질 등급인 1~5등급 중 1~2등급 비율이 높아 농가 매출 증가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유형호 태광뉴텍 연구소장은 “이번 기술개발로 필름만 바꿔서 작물성장의 핵심인 광합성을 20~40% 증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