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GDP 성장률, 베트남 5.7% 인니 5.1%
1분기 성장세 소폭 둔화, 태국은 1.5% 그쳐
대중국 수출 부진·고물가 등이 주된 원인
동남아시아 각국의 성장세가 소폭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대한 수출이 부진하고, 여전히 높은 물가수준으로 내수도 힘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부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점도 경기회복에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동남아 6개 국가의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추이를 집계한 결과, 베트남은 전년 동기 대비 5.7%, 인도네시아는 같은 기간 5.1%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베트남은 지난해 4분기(6.7%) 대비 성장률이 1.0%p 감소했고, 인도네시아는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태국은 전년 동기 대비 1.5% 성장에 그쳤고, 전분기 대비로는 마이너스 0.2% 후퇴했다.
각국의 성장세 부진 원인은 국가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대중국 수출 부진이 원인으로 꼽힌다. 인도네시아는 GDP의 20%를 차지하는 수출이 0.5% 증가에 그쳤다. 최대 무역상대국인 중국경제의 부진으로 주력품목인 석탄과 팜유 등의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태국은 1분기 중국과의 무역에서 45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태국 제조업 가동률이 60%에 그치는 등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높은 물가수준도 소비를 부진하게 한다. 베트남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4.4%나 상승했다. 베트남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오름세가 확대하는 흐름이다. 베트남 중앙은행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내린 것이 환율상승을 부채질하고 물가를 자극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필리핀도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8% 상승하는 등 석달 연속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필리핀 페소화가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는 등 수입물가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환율이 불안정해지면서 필리핀 중앙은행과 태국 중앙은행은 각각 7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도 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