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국립의대 신설, 정원 배정에 달렸다
정부에 200명 배정 촉구
순천대 배정 때 공모참여
전남도가 이달에 예정된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발표 때 전남 국립의대 신설 정원 배정을 함께 포함해 줄 것을 정부에 강하게 건의하고 있다. 배정이 이뤄질 경우 전남도 주도 국립의대 신설이 정당성을 얻게 되면서 사업추진이 탄력을 받게 된다. 반면 제외될 경우 추진동력이 급격히 약화되면서 극심한 갈등이 예상된다.
22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전남도의회와 전남사회단체연합회 등이 21일 정부에 ‘2026학년도 전남 국립의대 신설 정원 200명 배정’을 요구했다. 두 기관은 “2025학년도 의대별 자율 모집인원이 1500여명으로 잠정 확정되면서 당초 계획했던 2000명 증원에서 500여명 여유 정원이 생겼다”면서 “전남 국립의대 신설 정원 배정을 함께 포함해 발표해 달라“고 요구했다. 각 대학에 따르면 내년 전국 의대 정원이 사실상 1509명으로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조만간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전남도 등이 희망하는 국립의대 신설 정원 배정이 포함될지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이런 상황 때문에 전남도와 전남도의회, 전남지역사회단체 등이 잇따라 건의문을 발표하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정부 발표 때 전남 국립의대 신설 정원이 반영될 경우 전남도 주도 의대 신설이 급물살을 타게 된다. 그동안 전남도 주도 의대 신설을 반대했던 순천대도 전남도가 추진하는 국립의대 신설을 위한 공모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박병희 순천대 의과대학설립추진단장은 “정부가 전남 국립의대 신설 정원 배정을 함께 발표하면 전남도 공모에 참여할 계획”이라며 “배정이 안 되면 단독으로 의대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신설 정원 배정이 빠질 경우 전남도 주도 국립의대 신설에 급제동이 걸리게 된다. 특히 순천대와 순천시 등이 단독으로 의대 신설을 추진하면서 모처럼 조성된 국립 의대 신설 논의가 무산될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전남도는 신설 정원 배정과 상관없이 ‘정부 추천대학 공모 작업을 맡은 용역기관 선정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오는 23일 용역기관 선정 공고문을 전남도 누리집에 게재한다. 선정된 용역업체는 한 달 동안 대학설립 방식 결정과 평가 기준 등을 마련한다.
전남도는 이를 토대로 공모절차를 진행해 오는 10월까지 추천대학을 선정해 정부에 의대 신설을 건의할 방침이다.
그러나 순천대가 불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모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정부에 200명 배정을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다”면서 “배정이 안 되더라도 추천대학 선정 공모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 국립의대 신설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열린 전남 민생토론회에서 “어느 대학에 할 것인지 전남도가 정해서 알려주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