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 휘말린 김정숙 여사 2018년 인도 방문
국민의힘 “셀프 초청 , 특혜 방문”
민주당 “김건희 비판 물타기 공세”
문재인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2018년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을 ‘영부인 첫 단독외교’로 의미를 부여한 것을 두고 정치권의 공방이 뜨겁다. 국민의힘은 ‘셀프초청에 의한 특혜성 관광’이라며 공세를 펴고,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 물타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명품백 의혹 이후 대외활동을 중단했던 김건희 여사가 공개활동을 시작한 시점과 맞물리면서 정치권의 공방전이 거세지는 양상이다.
김정숙 여사는 2018년 11월 3박4일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했다. 현직 대통령의 부인으로서는 16년 만에 단독으로 이뤄진 외국 방문이었는데, 당시 청와대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공식 초청으로 김 여사가 방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문 전 대통령은 18일 출간한 외교안보 분야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에서 “인도 모디 총리가 허황후 기념공원 조성 계획을 설명하면서, 공원 개장 때 꼭 다시 와달라고 초청했다”고 썼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7월에 인도를 방문했는데 11월 공원 개장을 앞두고 인도정부의 초청이 왔는데 다시 가기 어려워 고사를 했다는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고사를 했더니 인도 측에서 ‘그렇다면 아내를 대신 보내달라’고 초청을 하더라. 그래서 아내가 대신 개장 행사에 참석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2018년 인도 방문 당시 인도 측이 우리 정부에 당초 초청한 인사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었다면서 김정숙 여사의 방문이 ‘셀프 초청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일종 사무총장은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특혜성 혈세 관광을 단독 외교로 포장한 것은 참으로 염치없다”이라며 “한국 정부에서 먼저 검토하고 인도에 요청한 ‘셀프 초청’이 밝혀졌다. 영부인의 혈세 관광에 대한 여론을 의식해 뻔히 드러날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배현진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대통령이든 대통령실 오더가 있지 않았다면, 외교부가 김 여사를 인도에 초청해 달라고 할 리는 없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정부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21일 SNS에 “평산마을 비서실은 대통령기록관을 방문해 김정숙 여사 앞으로 온 인도 모디 총리의 초청장이 있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확인했다고 한다”며 “이 초청장은 우리 외교라인을 통해 전달되고 보고됐을테니, 현 정부의 외교부도 당연히 알고 있는 내용일 것이며, 존재 여부 그 자체는 얼마든지 금방 확인이 가능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1일 “두문불출하던 김건희 여사가 다시 공개 활동을 재개한 것을 두고 국민의 비판이 비등하자 억지 생트집으로 물타기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외교부는 21일 문 전 대통령의 증언을 뒷받침할 자료와 관련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며 “4년 전 일이고 담당자들이 많이 바뀌어서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정숙 여사 방문을 누가 먼저 제안했는지에 대한 진실공방이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