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통일부 3급 국가기밀 USB 비공개 결정
“김정은에 제공 미확인”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넨 통일부 보유 이동식 저장장치(USB)에 ‘3급 국가기밀’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법원은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USB가 김 위원장에게 전달된 것과 동일한 것인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합의3부(최수진 부장판사)는 구주와 자유통일당 대변인(변호사)이 통일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청구를 지난 17일 기각했다.
재판부는 “국가안전보장·국방·통일·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민감하고 예측 불가능한 대북관계에 있어서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통일부가 보유한 USB를 비공개로 열람하고는 “해당 정보는 2018년 판문점 회담을 앞두고 준비한 한반도 신경제구상에 대한 대북 관련 정책 또는 남북협력사업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해당 정보는) 국가정보원법과 보안업무규정에 따라 국가기밀 3급 비밀인 ‘누설될 경우 국가안전보장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비밀’로 지정·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USB의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규정에 따르면 비밀은 3단계로 구분되며, 3급은 이 가운데 가장 낮은 등급이다. 가장 높은 등급인 1급 비밀은 누설되면 전쟁을 일으키거나 국가 방위계획·정보활동·국가방위에 반드시 필요한 과학과 기술 개발을 위태롭게 하는 등의 우려가 있는 비밀이다.
과거 일부 언론은 문 전 대통령이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과의 ‘도보다리 회담’ 때 건넨 ‘한반도 신경제구상 USB’에 실제로는 북한 원전 건설 관련 내용이 담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구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4월 USB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통일부에 김 위원장에게 전달된 내용을 공개하라는 정보공개를 청구했다가 통일부가 정보공개법상 ‘국방 등 국익침해’를 사유로 비공개 결정을 하자 행정소송을 냈다. 서원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