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이해충돌심사 엄격해진다…다음달 의원 사적이해관계 공개
경실련 “과다 부동산·임대업 의원, 국토위·기재위·산자위·농해수위 제외”
윤리심사자문위 다음달 1일까지 이해충돌 심사 … “심사기준 미공개”
직계 존비속까지 재산·직무 등록 … 상임위 배정 적정성 검증 가능
국회의원들의 이해충돌 심사가 더 엄격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상임위 배정에 이해충돌 심사 결과가 제대로 반영될지 주목된다. 21대 국회 당선인들은 이미 본인과 직계 존비속의 사적이해관계 등록을 마쳤고 윤리심사자문위는 이를 놓고 이해충돌 가능성을 진단하고 있다. 다음 달 중 의원들의 사적이해관계 정보가 모두 공개되는 만큼 윤리심사자문위의 심사결과와 국회의장 원내대표의 상임위 배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검증이 가능할 전망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부동산, 임대사업, 가상자산, 금융자산 등을 분석해 상임위 배정에 적절치 않은 인사들을 지목하기도 했다.
23일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윤리심사자문위는 의원들이 등록을 마친 사적이해관계 내용을 놓고 상임위 이해충돌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며 “오는 6월 1일까지 본인과 원내대표, 국회의장에게 심사결과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했다.
◆국회의원, 3년 전 업무도 상세히 등록 = 사적이해관계 등록 대상자는 국회의원 본인뿐만 아니라 부모, 자녀, 배우자뿐만 아니라 조부모, 외조부모, 손자녀, 외손자녀까지 포함한다. 국회의원과 함께 직계존비속이 등록해야 하는 항목에는 현재 임원 대표자 관리자 사외이사인 법인이나 단체와 업무내용, 대리 고문 자문을 제공하는 개인이나 법인 단체의 명단과 업무내용이 포함됐다. 또 단독 또는 합산해 발행주식이나 출자지분의 30%이상을 갖고 있는 법인이나 단체의 명단, 발행 가산총수의 30%이상 또는 1000만원 이상 소유 중인 가상자산과 발행인 명단도 등록 대상이다. ‘사실상 소유’ 상태인 부동산이나 비영리 법인에 출연한 재산, 외국에 있는 재산도 포함됐다.
국회의원들은 비영리법인에 출연한 재산, 외국에 있는 재산 역시 등록대상이다. 여기엔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과 지상권, 전세권을 포함하고 광업권, 어업권, 양식업권까지 들어간다. 임원, 대표자, 관리자, 사외이사인 법인·단체의 명단과 업무내용, 대리·고문·자문을 제공하는 개인이나 법인·단체의 명단과 업무내용도 들어가야 한다.
과거 3년간 해 왔던 업무 역시 등록대상이다. 당선 전 3년 이내에 일했던 법인과 단체의 명단과 업무내용, 대리 고문 자문 등을 제공했던 개인이나 법인·단체 명단과 업무내용, 민간부분에서 관리·운영했던 사업이나 영리행위 내용도 등록해 이해충돌 심사를 받아야 한다.
◆경실련, 이해충돌 분석 = 경실련은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의 이해충돌 심사와 이에 대한 국회의장과 각 정당 원내대표의 결정에 주목하고 있다.
경실련은 당선자 300명의 전체 재산 평균, 부동산, 증권, 가상자산 등 상위 10명 재산 명단과 부동산 상위 30명의 실사용 외 부동산 보유 실태 등을 당선인이 후보자 시절 선관위에 제출한 재산 내역을 토대로 제시했다. 경실련은 “재산 형성과정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이해충돌 소지를 방지하기 위하여 재산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며 “부동산 상위 30명 중 24명이 과다 부동산 보유 기준(2주택 이상, 비주거용 건물, 대지, 농지 보유)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고 30명 중 19명이 임대를 하고 있으며 임대채무 신고액은 총 145억9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또 “주식의 경우 당선자 300명 중 97명이 주식백지신탁제도에서 매각 혹은 백지신탁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3000만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상자산의 경우 300명 중 22명이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다 부동산을 보유하거나 임대업을 겸한 경우 부동산관련 상임위 배정에서 제외하라”라 “공직자들의 과다 부동산 보유로 인한 주거 안정성 저해와 부동산 시장 왜곡을 방지하고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과다 부동산을 보유하거나 임대업을 겸한 의원에 대해서는 국토위·기재위·산자위·농해수위 등 부동산 관련 정책을 다루는 상임위 배정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했다.
◆어떻게 이해충돌을 심사할까 = 국회 윤리심사자문위는 국회의원들이 등록한 사적이해관계를 토대로 이해충돌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내고 이를 토대로 원내대표와 국회의장이 상임위 배정에 반영할 지를 결정하게 된다.
국회의원들의 사적이해관계는 6월 중 공보 등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이는 국회의원들이 제대로 등록했는지 뿐만 아니라 윤리심사자문위에서 적절하게 이해충돌 가능성을 심사했는지, 국회의장과 원내대표가 이해충돌 가능성을 배제한 상임위 배정을 했는지를 검증할 자료가 될 전망이다.
국회 사무처는 “사적이해관계 등록은 국회의원 이해충돌방지 제도의 하나”라며 “국회의원 당선인이 본인 배우자 직계존비속의 직업 재산 등 사적 이해관계에 관한 정보를 등록하도록 하고 윤리심사자문위가 등록사항을 바탕으로 이해충돌여부를 검토해 의장과 교섭단체 대표에게 제출, 의원의 상임위 선임에 고려하도록 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해충돌은 의원이 직무를 수행할 때 본인의 사적 이해관계가 관련돼 공정하고 청렴한 직무수행이 저해되거나 저해될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에서는 등록 사항을 바탕으로 이해충돌 가능성에 대한 부분들을 본인, 원내대표, 국회의장에게 전달할 것”이라며 “이 의견을 그대로 수용해 상임위 배정에 반영할지는 원내대표와 국회의장 몫”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리심사자문위의 이해충돌 심사 기준은 가지고 있지만 공개할 수는 없다”고 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상임위 배정 이후 공개된 사적이해관계 등록내용과 비교해 이해충돌 심사가 제대로 됐는지 등을 검증해 의견을 내려고 한다”면서 “정보공개청구 등으로 사적이해관계 등록 내용도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다음달 7일까지 상임위, 상임위원장 등 원 구성을 마칠 계획이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