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진전 부족”…금리인하 지연 시사
5월 FOMC회의록 공개
물가 반등 시 '추가 긴축'
‘고금리 장기화’ 우려 강화
22일(현지시간) 공개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많은 위원들은 현재 금리 수준이 물가를 낮추는 데 적정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위원들이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진전을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하며 금리인하에 대한 확신을 얻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또 물가 반등시에는 추가 긴축도 고려해야한다는 연준 위원들도 여러 명 있었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이날 공개된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에 관한 불확실성에 주목했다. 최근 지표는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로 지속적으로 향하고 있다는 확신을 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연준 인사들이 금리인하 신중론을 견지하면서 ‘현 고금리 장기화’(High for Longer)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위원들은 특히 1분기 실망스러운 물가 지표와 미 경제의 강한 모멘텀을 가리키는 지표에 주목하면서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적으로 향한다는 더 큰 확신을 얻기까지의 시간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 위원들은 물가에 대한 추가적인 진전이 없으며, 상품과 서비스 모두 물가가 상승했다고 판단했다. 몇몇 (a few)은 일반적이지 않은 계절 패턴으로 1월 PCE 물가를 끌어올렸다고 평가했지만, 일부 (some)는 최근의 물가 상승은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연준이 통화정책의 준거로 삼는 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지수 기준으로 작년 10~12월 전월 대비 상승률이 0.1~0.2%에 그쳤다. 이는 앞서 연준이 2024년 연내 3회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게 된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 그러나 올해 1월 들어 상승률이 0.5%로 ‘깜짝 반등’한 데 이어 2~3월 들어서도 2개월 연속 0.3% 상승률을 나타내며 고물가 고착화 우려를 키웠다.연준이 목표로 하는 연간 물가 상승률 2%를 달성하기 위해선 전월 대비 상승률이 평균적으로 0.2%를 넘지 않아야 한다.
한편 일부(Some) 위원들은 의사록에서 “지정학적 이벤트 또는 다른 요인들이 공급망 병목현상을 심화시키거나 해운 운임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는 물가에 상방 압력을 가하고 경제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다양한(Various) 참석 위원이 “인플레이션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추가 긴축을 할 의향이 있다”라고 언급했다고 의사록은 전했다.
한편 미 연준의 매파적 분위기에 금융시장은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주식, 채권, 원유 가격은 하락하고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날 증시는 장 마감 후 발표될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기대감보다 금리인하 지연에 대한 우려가 더 부각되며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23일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코스피와 코스닥은 미국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에도 불구하고 약보합세를 보이며 하락 중이다. 오전 9시 29분 기준 코스피는 전일보다 3.88포인트(0.14%) 떨어진 2719.58에서 거래 중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