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권 행사한 법안 재추진”…“당원 의사 반영 확대”
더불어민주당 1박2일 의원 워크숍서 결의문 채택
“22대 원 구성, 여당과 지리한 밀고 당기기 안해”
더불어민주당이 23일 제22대 국회 제1 과제로 ‘윤석열정부 폭주 저지’를 꼽고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비롯한 개혁법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민의힘과의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서도 밀고당기기식의 협상 대신 의석을 앞세운 강행전략으로 임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23일 충남 예산에서 열린 1박 2일 의원 워크숍을 마무리하며 “총선 민의를 무겁게 받들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민주당은 당선인 결의문에서 “총선에서 무거운 심판을 받았음에도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고 폭주의 길을 선택했다”면서 “민주당이 할 일은 무도하고 무도한 정권의 폭주로부터 국민의 삶을 지켜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병대원 특검법 등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에 대한 재추진을 핵심과제로 올렸다. 또 민생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변화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민주당에 171석을 주신 이유는 ‘윤석열정권을 확실하게 견제하라’는 뜻”이라며 “국민의 간절한 목소리에 민주당이 제대로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이뤄진 입법전략 점검 논의에서 정부 실정을 바로잡기 위한 개혁·민생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21대 국회에서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쓴 ‘김건희 여사 특검법’, ‘방송 3법’ 등을 중점 추진법안으로 선정, 개원 직후부터 정부와 여당을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비공개로 열린 워크숍 1세션 ‘22대 국회 전략 및 기조’ 발제에서 “과감히 개혁·민생 과제를 돌파하는 야당, 민주국회, 선도국회, 책임국회, 원팀국회로 신속하고 확실한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고 윤종군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민주당은 ‘5대 민생과제’로 민생회복지원금, 서민금융지원 확대 등을 포함하는 민생회복 긴급조치, 물가안정, 주거안정,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민생 관련법 재입법을 제시했다. 또 ‘5대 개혁과제’로 채 상병 특검법,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특검법, 검찰개혁, 언론개혁, 감사원 등에 대한 국정조사를 꼽았다.
56개로 추려진 중점추진 법안을 민생회복·국정기조 전환·기본사회 등 3대 분야로 나눠 각 상임위원회별 논의 등을 거쳐 당론으로 발의해 처리한다는 구상이다. 윤 대통령이 이미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물론 국민의힘이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법안이 대부분이어서 22대 국회가 법안 처리를 놓고 극심한 대립에 휘말릴 것을 예고한 대목으로 보인다.
원 구성 논의도 민주당 구상대로 밀고 간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과 벌이고 있는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서는 ‘상임위 구성 법정시한을 준수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총선에서 엄중한 표심이 있었기 때문에 밀고 당기기식의 지루한 원 구성 협상을 더는 하지 않겠다. 국민의힘의 지연 전략에 놀아나지 않겠다는 게 주된 기조”라고 전했다. 국민의힘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단독 표결을 통해서라도 6월7일에 맞춰 법사위와 운영위를 포함한 11개 상임위를 민주당에 배정하는 안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민주당 당선인들이 ‘당원 의사 반영 확대’를 결의문에 포함한 것도 눈길을 끈다. 민주당은 “당원은 민주당의 핵심이자 소중한 자산”이라며 “당원중심 민주당을 만드는 길에 더욱 노력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22대 국회의장 후보자 경선에서 ‘당심 배제’ 논란이 불거지자 당원권 확대 등을 제시하며 수습에 나선 상황이다. 이 대표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후 저녁에 부산에서 ‘당원 주권 시대’를 주제로 한 당원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당원들이 당의 주요 의사결정이나 인선에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는 취지의 ‘당원권 강화’와 관련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22~23일 의원 워크숍에서도 초청강연과 의원 분임 토의 등을 거쳐 당원 의사를 당무 등에 반영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당원은 시혜나 동원의 대상이 아니라 당의 주체이자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당의 주인”이라며 “당원 민주주의를 실질화해 달라진 민주당의 모습을 보여주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당원 민주주의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면서 당내에 당원 소통을 전담하는 ‘당원 주권국’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