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원에도 자사주 무상지급 가능
사원주주 확대로 이직 방지, 소득증가 목표
자민당 제도개선 추진, 현재는 임원에 제한
일본 상장기업, 150조원 규모 자사주 보유
일본 정부가 기업이 자사주를 일반 사원에게도 무상으로 나눠줄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에 나선다. 기시다 정권이 내세운 소득증가를 위한 정책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4일 “정부가 회사법을 개정해 자사주를 무상으로 양도할 수 있는 대상을 일반 사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라며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 일부를 사원에게 지급해 개인의 소득을 늘려주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자민당 ‘새로운자본주의실행본부’가 정부에 제안한 초안에 따르면, 종업원에 대한 자사주의 무상교부를 가능하게 회사법을 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 기업이 자사주를 무상으로 지급할 수 있는 대상은 임원으로 제한돼 있었다. 다만 일반 직원에게 무상지급할 경우 3~5년 정도 매각을 금지하는 규정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신문은 매각금지기간을 설정해 직원들이 회사를 이직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풀이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제도는 일반적으로 근무기간 등의 조건을 채우지 않으면 매각이 불가능하도록 해 재직기간을 늘리는 동기로 작용할 수 있다”며 “사원도 기업의 주주가 되기 때문에 자사의 경영이나 실적을 향상시키는 데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2016년 세법 개정을 통해 이러한 제도를 도입한 이후 소니그룹 등에서 도입하기 시작했다.
소니는 이와 관련한 규제개혁회의에서 “글로벌 차원에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수단을 늘리고, 일본 기업의 국제경쟁력 향상을 위해 필요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경제단체는 그동안 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한 점 등을 들어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편 도쿄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프리미엄시장 상장 기업의 자사주 보유규모는 17조엔(약 149조6000억원) 수준으로 2014년 대비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