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농업대전환 “농업도 배당시대”
전국최초 주주형 공동영농
벼 대신 2모작 ‘1석 3조’
23일 경북 문경시 영순면 공동영농단지 들녘에서 ‘경북 농업대전환 공동영농 성과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철우 경북지사,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장관 등 300여명이 참석해 혁신농업타운 사업현장에서 전국 최초로 도입한 주주형 이모작 공동영농 모델의 성과를 공유했다.
경북도가 미래농업의 해법으로 제시한 농업대전환은 ‘농업인은 도시근로자와 같이 열심히 일을 하면서 땅도 가지고 있는데 왜 더 못사는가’하는 이철우 경북지사의 고민에서부터 출발했다.
도는 지난 2022년 6월부터 농업대전환을 선포하고 농업의 규모화, 기계화, 첨단화를 추진해 농가소득을 배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혁신농업타운 조성, 첨단 스마트농업 확산, 미래형 사과원 조성, 가공산업 대전환 등 농업 전반에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시범사업지역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경북 문경시 영순지구가 선정됐다. 법인을 중심으로 농가는 주주로 참여하고 경영은 법인에 일임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법인은 벼 단작 대신 소득이 더 많은 이모작 작목 재배로 발생한 수익을 배당형태로 지급하는 새로운 개념의 영농 모델이다.
주주형 이모작 공동영농 모델은 벼 대신 콩, 양파, 감자 등 고소득 작목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쌀 생산은 줄이고, 곡물 자급률과 농가 소득은 높이는 1석 3조의 효과를 노리자는 전략이다.
문경시 영순지구는 60세 이상 고령자가 대부분을 차지해 활기를 잃은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었다. 그러나 법인 대표를 비롯한 젊은 청년들이 주축이 된 80농가가 의기투합해 공동영농을 위한 법인(늘봄영농조합)을 만들었다.
법인 주도로 벼농사 일색이었던 영순들녘 110ha의 농지에 여름에는 콩을, 겨울에는 양파와 감자를 심는 이모작 고소득 작목으로 전환했다. 노동집약적 개별 영농에서 벗어나 기계화가 가능한 첨단농업으로 탈바꿈했다.
그 결과, 벼 단작 시 7억7900만원이었던 단지 내 농업생산액(경영비 제외)이 콩 양파 감자 등의 이모작으로 전환한 후 24억7900만원으로 3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12월 말에는 참여농가 면적에 따라 3.3㎡당 기본 배당소득 3000원씩 총 9억9800만원을 지급해 벼농사 때보다 많은 소득을 돌려주었다.
여기에 농가가 영농 활동에 참여할 때 일반 농작업은 하루 9만원, 농기계 작업은 30만원을 지급해 총 3억4100만원의 영농 인건비도 지급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농작물의 작황이 좋아 전국 평균보다 15~20% 많은 양파 5000톤, 감자 900톤 정도를 수확할 것으로 예상돼 추가 배당을 받으면 농가소득은 지난해 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은 “경북의 공동영농 혁신농업타운과 같은 우수사례가 전국 농촌으로 확산돼 농업이 청년들에게 매력적이고 고소득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산업으로 인식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문경 영순지구의 주주형 이모작 공동영농 모델이 농업과 농촌의 문제점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상북도는 2023년 문경, 구미, 예천 혁신농업타운 조성을 시작으로 올해는 공동영농형 외 특화품목형을 추가해 7개소를 추진할 예정이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