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손실 ‘기후변화 > 토지이용변화’
생물 20만종 손실, 속도 가팔라
기후 불평등 문제 재현 우려도
토지이용 변화 영향만으로 지난 20세기 동안 육상 생물 20만종이 사라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더 큰 문제는 21세기에는 토지이용 변화보다 기후변화로 인한 육상 생물다양성 손실이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선진국들의 과거처럼 화석연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개발도상국의 문제가 생물다양성에도 나타난다는 점이다. 유럽 등지에서는 생물다양성이 회복되지만 아프리카 등에서는 감소 속도가 가파르게 이어질 전망이다.
27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의 논문 ‘1900~2050년 육상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에 대한 국제 동향과 시나리오’에 따르면, 20세기 동안 지구는 토지이용 변화 영향만으로 약 2.3±1.7%의 종을 잃었다. 이는 지구 다양성을 종의 수로 가정했을 때의 수치다. 지구 다양성을 약 900만종으로 가정하면 약 20만종이 사라진 셈이다. 이 추정치는 이 기간 동안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분석한 척추동물 멸종가능성이 1.2%라는 수치와도 일치한다.
게다가 토지이용 변화와 기후변화 영향의 복합적인 영향을 고려할 때 생물다양성 감소(10년당 0.92~5.1%)는 더 가파르게 일어날 전망이다. 토지이용 변화만 고려했을 때 20세기 동안 발생한 걸로 추정되는 생물다양성 손실률은 10년당 0.22~1.1%다.
이번 연구에서는 △1900~2015년 토지이용 및 기후변화를 재구성한 자료들과 △2015~2050년 미래 시나리오(SSP-RCP 조합) 등을 활용했다. 또한 생물다양성을 평가하기 위해 △종 분포 모델 △종-지역 관계 모델 등 8가지 모델과 5가지 생태계 기능 및 서비스 모델을 통합했다.
이러한 가정들에 기반했을 때 온실가스 농도가 안정화하고 산업화 이전 대비 전지구 기온 상승이 2℃로 억제되는 경우 생물다양성은 화석연료를 줄이지 않는 등 기후변화 대응 정책이 없는 시나리오에 비교했을 때 2050년까지 40~74%까지 덜 감소되는 걸로 예상됐다.
지역별로 생물다양성 손실 폭은 크게 차이가 났다. 화석 연료에 의존하는 비중이 큰 시나리오에서는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생물다양성 손실이 남동부 남미와 중앙아프리카 동아프리카 남아시아 등에 집중되며 기후변화를 고려할 경우 손실 폭은 더 커진다. 게다가 아프리카의 많은 지역들이 생물다양성이 감소하지만 북미 유럽 등지에서는 생물다양성이 회복되는 걸로 분석됐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