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 홍준표 제동거는 이철우
통합지자체 명칭·위치 민감
홍 시장, 대구직할시 주장
최근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관련해 홍준표 대구시장이 "통합지자체의 명칭을 대구직할시로 하자"며 "도(道)를 없애고 경북이란 지명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앞서 나가자 이철우 경북지사가 사실상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대구경북 통합명칭을 대구직할시로 한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대구 중심 일방적 통합을 크게 우려한다”며 “경북이 큰 집이었는데 경북이 사라지면 안된다는 경북도의회 차원의 주문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명칭 청사위치 등은 매우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시·도민의 공감대가 형성 될 때까지 충분한 논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철우 지사의 이번 발언은 홍준표 대구시장의 앞선 발언을 견제하는 성격이 짙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앞선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구 지명이 역사적 의미가 훨씬 크다"며 "다음 지방선거는 대구직할시장 1명만 뽑는 식으로 정부와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한 바 있다.
홍 시장은 지난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도 “대구 경북이 통합해 500만의 대구직할시가 되면 대구는 한반도 제2의 도시가 된다”며 “도(道)를 없애고 광역시와 국가가 바로 연결되는 2단계 행정체계가 되면 중복 기능의 기관들도 통폐합되고 복잡한 행정체계도 단순화 되어 행정의 효율성이 극대화된다”고 주장했었다.
이 지사는 이에 대해 “지난번 대구경북 통합 논의 시 ‘대구경북특별광역시’로 공론화 된 바 있기 때문에 대구경북을 함께 사용하는 방향으로 공감대가 형성 될 가능성이 크다”며 “홍준표 대구시장도 대구직할시, 대구광역시 등을 고집하지 않고 통합에 최선을 다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또 “청사위치도 현 위치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시·도민 공감대 형성에 유리하고 관건은 중앙정부 권한을 대폭 이양 받게 되면 업무영역 확대로 공무원 수가 줄지 않아 사무실 공간도 지금 보다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위한 시도 실무추진단 회의는 오는 29일 두번째로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사에서 열린다. 오는 6월 4일 예정된 지방시대위원장 행안부장관 대구시장 경북지사 4자 회동에 앞서 시·도의 공동의제, 통합추진단 구성방안과 시기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 관계자는 “정부부처 수장과 시·도지사가 만나는 다음달 4일 첫 회동에서 정부의 방침과 의지 등이 확인되고 시·도의 요구와 건의내용 등도 논의될 것”이라며 “대구·경북 행정통합 공동추진단은 정부방침을 확인한 후 출범해도 늦지 않고 절차상으로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도 “시·도 기조실장중심의 TF에서 실무를 보고 있어 통합추진단이 있고 없고는 당분간 큰 의미 없다”며 “통합추진단은 직제 조정, 인사 시기와 맞춰야 하므로 시간이 좀 걸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