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유공자법 촉구” 유가족 오체투지
“본회의 통과, 대통령 거부권 반대”
유가족, 국회서 삼보일배하며 호소
민주화운동 유가족이 21대 국회에서 민주유공자법이 처리돼야 한다며 오체투지를 벌였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와 민주유공자법제정추진단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민주유공자법) 국회 본회의 통과와 대통령 거부권 반대’를 촉구하며 삼보일배와 오체투지를 했다 .
국회 주변을 돌아 본청 앞까지 진행한 이날 오체투지에는 고 김귀정 열사의 어머니 이종분씨를 비롯한 유가족이 참여했다.
장남수 유가협 회장은 “민주유공자법은 박정희 유신이나 전두환 쿠데타세력으로부터 국민의 기본권과 민주주의를 찾기 위해 죽어갔던 사람들과 다치신 분들을 위한 법”이라며 “21대 국회에서 이 법을 제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민주유공자법을 대표 발의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태일 박종철 이한열 열사와 같은 분들을 민주유공자로 하지 않으면 도대체 누구를 한다는 말이냐”며 “취업과 진학에 특혜가 있을 수 있다는 논란 때문에 유가족이 양보해 명예만을 남겨놓은 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의 절규를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며 “대통령도 더 이상 거부권을 발동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유공자법은 ‘1964년 3월 24일 이후 반민주적 권위주의 통치에 항거해 헌법이 지향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확립에 기여한 희생 또는 공헌이 명백히 인정돼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사람’을 적용 대상자로 한다.
법의 골자는 이미 법령이 있는 4.19와 5.18 이외의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사망·부상·유죄 판결 등 피해를 본 이들을 예우하는 것이다.
앞서 민주당은 21대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28일 국회에서 이 법안을 부의하고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가보훈부는 유공자 결정 심사기준이 모호하고 극심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며 법 제정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법이 통과된다면 대통령에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체투지 참가자들은 국회 본청 앞에서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는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며 “이분들을 온전히 예우하는 게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라며 법 제정을 거듭 촉구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