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우리가 만든다
“교사가 잘 가르칠 수 있는 환경 만들겠다”
백승아 당선인 “1호 법안은 ‘서이초 특별법’ 제정”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당선인(비례·사진)은 현직 교사로서 사표를 쓰고 바로 공직선거에 출마한 첫 인물이다. 교사는 공무원에 대한 정치활동 제약으로 정당활동이 금지돼 있을 뿐만 아니라 공직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2017년 원주시는 폐플라시틱 폐타이어 등을 사와서 고형연료제품(SRF)를 만들고 이를 태워서 열을 만드는 이른바 ‘쓰레기발전소’를 유치하려고 했다. 백 당선자는 원주맘카페를 만들어 아이들을 위해 환경의 위험성을 알렸다. 겨울에 아이를 안고 1인 시위를 시작해 시의원 국회의원을 찾고 국민청원과, 대규모 시위도 주도했다.
몇 년간의 싸움 끝에 결국 SRF발전소를 무산시켰다. 백 당선인은 “SRF발전소 반대활동은 저를 환경운동가로 이끌었다”면서 “함께했던 원주맘카페는 6만9000여명의 강원제일의 카페가 됐다”고 말했다.
육아휴직을 마치고 학교에 복직했지만 이전의 모습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교육현장은 아이들을 ‘나만 잘되면 된다’는 극심한 경쟁으로 내몰고 학생들의 영혼이 말라가고 사교육비에 학부모들이 신음했다. 그는 3명의 동료교사들과 강원교사노조를 창립해 초대 강원교사노조 위원장을 맡았다.
백 당선인은 “교사들은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하기보다는 과도한 행정업무와 민원처리로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없게 내몰렸고, 수업방해를 하는 학생을 제지하면 아동학대로 신고 당하는 현실이다 보니 학생들이 제대로 배울 수 없는 교실이 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한국노총 교사노조연맹 사무처장으로 일하면서 노조활동가로서 성장의 기틀을 닦았고 17만명 조합원 조직으로 발전하는데 기여했다.
지난해 7월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은 교육현장의 교권침해에 대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백 당선인은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보호 4법’을 만들기 위해 국회로, 교육부로 찾아 다녔지만 벽을 두드리는 답답함만 느꼈다.
그는 “교육현장을 잘 모르고 교육전문가도 아닌 분들이 중요한 정책과 입법을 결정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국회와 지방의회에서 현직교사들이 현장성과 전문성을 갖고 입법결정과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4.10 22대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인재영입제안을 받았고 그는 “직장을 잃더라도 학교가, 교육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국회로 가야 한다”는 생각에 정치에 뛰어들었다. ‘교권보호 4법’은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육기본법 개정안이다.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백 당선인은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하기를 희망한다. 준비하는 제1호 법안은 ‘서이초 특별법’이다. 지난해 교권보호 4법이 개정됐지만 학교현장을 변화시키는 데는 미흡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서이초 특별법에는 △교사의 본질 업무 △학생 분리 지도 △학교 민원응대 시스템 △학교폭력업무 전담기관 등을 법제화하고 정서적 아동학대의 구성요건을 명확히 하는 내용을 담았다.
백 당선인은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서이초 특별법’ ‘교원·공무원 정치기본법’ ‘국가책임온종일돌봄법’ ‘학교안전법’ 등 입법과제 해결에 전심전력하겠다”며 “4차산업시대에 맞춰 교육부가 추진하는 디지털교육 등에 대해 교육적 원칙이 지켜지도록 철저하게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