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마르는 서민들…2금융권 작년 신규 대출 13.6조원 줄어
대부업 69.6%, 저축은행 35%↓… 은행 17%↑
대출 양극화 심각 … 당국, 서민지원 TF 첫 회의
고금리·고물가 시대에 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서민들의 자금조달 통로인 2금융권 신규 대출 규모가 지난해 13조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등급이 우수한 고신용자를 상대로 한 은행권 대출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중·저신용자들은 필요 자금을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28일 서민금융연구원이 NICE평가정보로부터 제출받은 금융업권별 대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2금융권의 신규 신용대출은 69조4500억원으로 전년(83조608억원) 대비 13조6108억원(16.3%) 감소했다. 2금융권 중에서도 대부업과 저축은행이 크게 줄었다. 대부업 신규 신용대출은 지난해 1조417억원으로 전년(3조4208억원) 대비 69.6% 감소했다.
신규 신용대출 규모가 1조원대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축은행의 지난해 신규 신용대출은 11조5632억원으로 전년(17조7696억원) 대비 35% 감소했다.
신용평점별 신규 신용대출을 비교하면 중·저신용자들의 ‘돈맥경화’ 상황은 더 심각하다. 개인신용평점 하위 50%(879점 이하)의 신규 신용대출은 70조7199억원으로 전년(84조8799억원) 대비 14조1600억원(16.7%) 감소했다. 가장 신용평점이 낮은 하위 10% 이하(724점 이하)의 경우 신규 신용대출금액은 9조4392억원으로 전년(15조5987억원) 대비 6조1595억원(19.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금융권 전체 신규 신용대출이 5조원 줄었는데, 신용평점 하위 10% 이하에서만 6조원이 감소한 것이다.
2금융권과 대조적으로 은행의 신규 신용대출은 지난해 56조5715억원으로 전년(48조3375억원) 대비 17% 증가했다. 신용평점 상위 10% 이상 신규 신용대출은 10조5176억원으로 전년(8조2297억원) 대비 2조2879억원(27.8%) 늘었다. 상위 50%(880점) 이상 신규 신용대출은 55조3016억원으로 전년(46조5185억원) 대비 8조7831억원(18.8%) 증가했다.
안용섭 서민금융연구원장은 “갈수록 고신용자와 중·저신용자의 대출 양극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서민들이 제도권 금융에서 돈을 빌리기 점점 어려운 환경이 되고 있는 만큼,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서민금융에 관심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28일 오전 ‘서민·자영업자 지원방안 마련 TF’ 1차 회의를 열고 서민층 자금공급 현황 등을 점검하고 TF 운영계획을 논의했다. TF는 3~4차례 회의를 진행한 후 ‘서민, 자영업자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