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따라 다른 4대강 보 평가 안타까워”
한화진 환경부 장관 “통합물관리로 효율 극대화”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답변만
“4대강 보에 대한 평가가 정권마다 달라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하천 전체 상황을, 즉 치수 이수 수생태를 함께 살펴봐서 과학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통합물관리 관점에서 발전시켜나갈 필요가 있다.”
28일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한 장관은 “단순히 댐을 건설한다, 아니다 라는 식의 접근은 위험하다”며 “댐의 홍수 및 가뭄 대응 효과 등 여러 연계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환경부는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32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치수 패러다임 전환 대책’을 발표했다. 홍수방어 기반시설을 대폭 확대한다면서 10개 댐 기본구상을 실시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환경부가 지역 건의와 유역별 치수·이수 상황을 검토해 2024년부터 필요한 지역에 적정 규모의 신규 댐을 건설하고 저수지 등 기존 댐의 재개발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드시 댐을 10개 만든다는 소리가 아니다. 기후위기가 심화하면서 지방자치단체에서 댐에 대한 요구가 지난해 11월까지 이어졌다. 예상보다 좀 늦어졌는데, 법적으로 걸쳐야 하는 절차가 있어서 이르면 6월이나 7월 정도에는 댐 관련 발표를 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지자체에서 요구한 댐이 20개 정도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 수용성도 중요한만큼 댐의 개수는 유동적이라는 입장이다.
이날 기자들과 만남에서는 일회용컵 보증금제에 대한 질문도 잇달았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카페 등에서 손님이 일회용 컵에 담긴 음료를 살 때 보증금을 내게 한 뒤 컵을 반납할 때 해당 금액을 돌려받게 하는 제도다. 2020년 5월 국회가 자원재활용법을 개정하면서 카페 등에 대해 의무화됐고 2년 유예 기간을 거쳐 2022년 6월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돼야 했다. 하지만 2022년 12월부터 세종과 제주에서만 시행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8월 “환경부는 코로나19로 (카페 프랜차이즈) 가맹점 매출이 많이 감소한 상황에서 컵 보증금 제도에 대한 반발이 커지자 시행 유예를 결정했다”면서도 “당초 이해관계자들의 주요 반발 사유였던 코로나 상황이 호전된 이후에도 제주·세종 지역에만 컵 보증금 제도를 시행하고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하지 않은 것은 적절한 업무 처리라고 볼 수 없다”고 감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 장관은 “일회용컵 보증금제 전국 시행 여부 등에 대한 결정은 좀 더 기달려 달라”면서 “어떤 식으로든 제도 개선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년간 세종과 제주 선도지역에서 실시한 성과를 분석하고 전국으로 확대했을 때 비용 부담 등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주 지역의 경우 서울 등에 본사를 둔 프랜차이즈 업체들과 달리 제주 지역 자체 카페의 경우 오히려 자발적으로 일회용컵 보증금제에 가입하고 싶어 한다는 기자의 질문에 한 장관은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에 가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제주 지역 자체 카페들은 법적으로 대상에 해당되지도 않는다.
“제주는 특히 ‘플라스틱 없는 섬’ 조성에 나서는 등 다른 지역과 다른 점들이 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 안착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지역이라 판단해서 선도지역으로 선정한 측면도 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 개선 방안을 발표할 때 제주 지역 자체 브랜드들의 일회용컵 보증금제 동참 의지도 함께 고려할 계획이다.”
본디 지난해 말 초안이 나오기로 했던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달 안으로 전기본 실무 초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이 중요하다. 때문에 전기본에서 에너지 믹스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성패가 달라질 수도 있다. 정부는 올해 안에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수립을 목표로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3월 제22대 총선기후 공약을 발표하면서,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18년 배출량 대비 52%로 내세운 바 있다.
한 장관은 “전기본 초안이 발표되면 전략환경영향평가 등을 해야 한다”며 “아직 관련 내용이 환경부에 들어오지 않아서 따로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