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이사회에 민주노총만 배제
한국·민주노총 “복지부 장관 사퇴”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공단 비상임이사를 위촉하는 과정에서 민주노총 추천 인사만 배제했다며 노동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28일 공동성명을 내고 “복지부는 24일 노동계 추천 국민연금공단 비상임이사 위촉과 관련해 한국노총 2인만을 위촉한다고 통보했다”며 “그간 양대노총이 1인씩 참여하던 공단 이사회에 민주노총을 배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대노총은 “이는 복지부가, 나아가 윤석열정부가 양대노총을 얼마나 무시하고 노동계를 대화가 아닌 탄압의 대상으로 생각하는지를 드러내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연금 가입자와 수급자의 안전한 노후생활을 위해 국민연금제도 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이사회는 이와 관련해 중요한 사안들을 심의·의결한다.
국민연금공단 이사회는 이사장을 포함한 상임이사 4명과 비상임이사 9명으로 이뤄진다. 비상임이사는 사용자·근로자·지역가입자·수급자 단체에서 각각 추천한 2명과 당연직인 복지부 관료로 구성되며 임원추천위원회를 거쳐 복지부 장관이 임명한다. 근로자단체 추천 이사는 통상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추천 인사 1명씩이 맡아왔다.
노동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양대노총 등에 비상임이사 ‘복수’ 추천을 요구했고 수개월이 지난 뒤에야 민주노총 추천 인사는 제외한 채 한국노총 인사 2명만을 위촉하겠다고 알려왔다.
한국노총 인사 2명 중 1명은 이에 반발해 전날 이사를 맡지 않겠다고 통보한 상태다.
양대노총은 이날 성명에서 “복지부는 양대노총 사이 이간질과 노동계 대표를 배제하려 한 작금의 사태에 사과하고 이러한 사태의 책임자인 조규홍 장관의 즉각 사퇴를 촉구한다”면서 “양대노총은 노동계를 대표하는 조직으로 함께 공조할 것이며 앞으로도 정부의 얄팍한 술수에 맞서 연대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지난해 3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의 민주노총 추천 위원인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을 회의 진행 방해 등 위원으로서 품위를 손상시켰다는 이유로 해촉했다. 이후 민주노총 측 위원을 위촉하지 않았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