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섭 탄핵’ 변론 이르면 6월 마무리
헌재, ‘처남댁 등 증인신청’ 모두 기각
처남 휴대폰 포렌식 증거채택 추후 결정
대기업 접대 의혹 등이 제기된 이정섭(사법연수원 32기) 대전고검 검사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심리가 이르면 6월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헌법재판소(이종석 재판소장)는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이정섭 검사 탄핵 사건 2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헌재는 이날 청구인인 국회측이 요구한 증인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검사의 처남 조 모씨의 휴대폰 포렌식 분석 결과를 증거로 채택할지 여부는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탄핵심판 청구인인 국회측은 이 검사 탄핵심판에 이 검사의 처남댁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을 비롯한 총 5명의 증인을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국회측은 이날 변론에 앞서 이 검사에게 접대한 의혹을 받는 대기업 임원과 이 검사 처남 조씨의 마약투약 의혹 수사에 관여한 경찰 수사관 3명도 불러 증인신문을 해야 한다고 했다.
헌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먼저 강 대변인에 대해서는 증인신청을 기각하는 대신, 강 대변인측이 지난 20일 재판부에 제출한 진술서를 증거로 채택하겠다고 했다.
앞서 강 대변인은 16쪽 분량의 진술서에서 이 검사 비위 의혹을 총 6가지 항목으로 나눠 기재하며 “직접 증인으로 출석해 경험한 사실을 가감 없이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헌재는 “(강 대변인이) 진술서를 통해 이 사건 탄핵심판과 관련해 본인이 경험했거나 증언하고자 하는 내용을 모두 기재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청구인(이 검사)측에서 (강 대변인의) 진술서의 증거 채택에 동의해 사실상 반대 심문권을 포기한 상황이 됐기 때문에 증인신청은 채택하지 않고 기각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또 대기업 임원과 경찰 수사관 3명에 대해서도 “제출된 서면, 자료를 검토한 결과 증인신문 필요성을 인정하기가 어렵다”며 “이 검사의 직무관련성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어떤 행위와 관련성이 있는 증인인지에 대한 명확한 소명도 없는 상황”이라고 증인 신청을 기각했다.
국회측과 이 검사측은 이 검사 처남 조씨의 휴대폰 포렌식 분석 결과를 증거로 채택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도 공방을 벌였다.
해당 자료에 대해 이 검사측은 강 대변인이 조씨의 휴대전화를 절취해 분석을 의뢰한 결과물이므로 증거로 사용돼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청구인측은 부부 사이에는 형법상 친족상도례 규정이 적용돼 처벌되지 않는 행위라는 등 근거를 들어 증거로 채택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헌재는 국회측에서 처남의 포렌식 자료가 증거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먼저 국회 측의 소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헌재는 국회측과 이 검사측에서 향후 제출하는 의견서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증거 채택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했다.
헌재는 다음달 25일 오후 2시 3차 변론기일로 잡았다. 이날 신청 증거의 채택 여부 등 상황에 따라 변론이 종결될 가능성도 있다.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은 “다음 기일에 변론이 종결될 가능성도 있으니 다음 기일에 양측이 최종 의견을 진술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