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적극행정이 그림자 규제 없앤다
파주시, 전국 최초 통학노선버스 운영
안양시, 생활숙박시설→숙박시설 도와
행안부, 1분기 규제개선 우수사례 선정
경기 파주시는 버스노선이 부족해 불편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거점 정류장과 학교를 운행하는 ‘학생 전용 통학 순환버스’를 운영해 호평을 받고 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통학버스는 학교장만 운영할 수 있다. 또한 학생이라는 특정 대상을 위한 버스노선을 운영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파주시는 지역의 18개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통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정면허 제도를 이용했다. 이 덕분에 마을버스 청소년요금을 적용할 수 있었고, 일반 시내버스와 환승체계도 갖출 수 있었다. 지자체가 통학버스를 일반 노선버스처럼 운영하는 곳은 파주시가 유일하다.
경기 안양시는 생활숙박시설을 오피스텔로 용도변경하는데 제약이 됐던 그림자 규제를 찾아내 개선했다. 생활숙박시설 상당수가 주거시설로 이용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 국토교통부가 2021년 10월 한시적으로 오피스텔로 용도변경할 수 있도록 건축기준을 완화해줬다. 하지만 상당수 생활숙박시설들이 부설주차장 설치기준, 지구단위계획구역 등의 제약 때문에 용도변경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안양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주차장 조례를 개정, 부설주차장 설치기준을 완화했고, 지난해 8월에는 국토부에 건의해 지구단위계획도 변경했다. 이로 인해 안양 평촌신도시 생활숙박시설들의 용도변경이 가능해졌다.
파주시와 안양시 사례는 최근 행정안전부의 ‘적극행정을 통한 그림자·행태 규제개선’ 1분기 평가에서 선정된 우수사례다. 규제 애로사항을 해소해 시민·기업의 불편을 해결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지난 2019년부터 매 분기마다 시행하고 있는 평가다.
모두 기존 제도로는 해결하기 힘든 문제였다. 이른바 그림자규제와 관행이 문제였다. 자칫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어 지자체 공무원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일이기도 했다.
대구시 표준산업분류 개정과 강원 홍천군 무인민원발급기 외국어 서비스도 눈에 띄는 사례다.
대구시는 표준산업분류 개정으로 산업단지 입주가 막힌 기업 문제를 해결했다. 이차전지 소재 제조업의 신산업 부분 분류체계를 명확히 하는 과정에서 화학물질·화학제품 제조업으로 분류됐는데, 이 업종은 산업단지 입주가 까다롭다. 문제가 풀리지 않자 대구시는 국토부 등을 설득해 산업단지계획을 변경했다. 이는 대구를 넘어 올해 4월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강원 홍천군은 무인민원발급기에 베트남어 등 4개 국어를 지원하는 서비스를 시작해 호평을 받았다. 매년 증가하는 이민자들의 언어장벽 불편을 해소해주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 지난 3월 28일부터 운영 중이다. 특히 이 사업은 외국인 주민이 많은 전국 여러 지자체의 관심을 끌고 있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행안부는 올해 1분기 평가에서는 모두 전국 243개 지자체가 제출한 518건의 사례 중 40건을 신규사례로 뽑고, 이 가운데 7건을 우수사례로 선정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