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세대의 벽 넘은 '누구나' 복지공간

2024-05-31 13:00:36 게재

마포구 공덕동 ‘실뿌리복지센터’ 개관

동별 특성 반영해 27곳까지 확보계획

“아침이나 낮에는 어르신들이 많고 저녁 퇴근길에는 주민들 이용이 많으신 것 같아요. 평일에도 1일권 이용자가 10여명은 돼요.” “입주민들을 위한 시설이 별도로 있는데 이쪽까지 오시는 거네요.”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공무원들과 함께 공덕실뿌리복지센터 내 피트니스센터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마포구 제공

서울 마포구 공덕동 ‘공덕 실뿌리복지센터’ 내 ‘누구나 운동센터’. 서울 주택도시공사(SH)가 지은 아파트단지 내에 있는 공공체육시설인데 통상 소외계층만 이용한다는 선입견과 달리 입주한 주민과 인근에 거주하는 이웃들이 고르게 이용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체성분 측정과 운동·식이 상담까지 진행하면 이용자가 훨씬 많아질 것”이라며 “누구나라는 이름에 걸맞은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따.

31일 마포구에 따르면 구는 공덕실뿌리복지센터를 시작으로 주민을 중심에 둔 차별화된 지역밀착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을 확대한다. 실뿌리는 가느다란 실뿌리처럼 촘촘한 맞춤형 복지를 전달하는 지역 거점 복지 복합시설을 의미한다. 구 관계자는 “통상 복지시설은 특정한 계층이나 세대만을 위한 공간을 떠올리기 마련이라 ‘기피시설’이라는 낙인찍히기 십상이고 인근 주민들 반대도 크다”고 설명했다.

마포구는 필수시설을 확보하되 이용 대상을 특정하지 않고 모든 주민에게 열어두려고 했다. 장애인이나 노인을 위한 복지시설 수요는 많지만 별도 시설을 구비하기보다 인근 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까지 확보한다는 얘기다. ‘누구나’ 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다.

공덕실뿌리복지센터가 그 출발이다. 지난달 29일 개관했는데 공간 배치부터 다양하다. 지상 1층과 지하 1층을 합쳐 규모는 1275㎡에 불과하지만 내용은 남다르다. 75세 이상 홀몸노인들에게 점심 한끼를 제공하는 ‘효도밥상 경로당’부터 장애인을 비롯한 주민들에게 문화예술 체험을 제공하는 ‘누구나 문화창작소’, 이용자 제한을 없앤 피트니스센터까지 알차다. 장애인 주간보호소는 ‘누구나 동행하우스’라 이름 붙였고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이용자들 쉼을 위한 ‘누구나 베이크 하우스까지 촘촘하게 구상했다.

구 관계자는 “전체 주민들에게 공간을 열어 놓았기 때문에 다른 취약계층을 위한 시설과 달리 계획단계부터 반발이나 반대 의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구는 어린이와 청소년, 노년층과 장애인 등 주민 누구나 이용 가능한 실뿌리복지센터를 동마다 한개 이상, 총 27개를 확보해 촘촘한 복지전달 체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다양한 복지시설은 기본. 청년과 학생 등이 공부할 공간을 목말라하는 곳에는 스터디카페를 배치하고 여성1인가구가 많은 지역에는 여성동행센터를 추가하는 식이다. 키즈카페며 효도숙식경로당 누구나운동센터 등 지역 특성과 여건에 맞춘 주요 복지시설을 한 건물에 배치해 지역 복지 거점으로 키울 방침이다. 공덕동에 이어 효도숙식경로당과 주간보호센터 경로당을 갖춘 창전동 센터가 문을 열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복지는 원칙적으로 사는 동네 안에서 모두 해결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마포구의 기본 방향”이라며 “동주민센터와 주민이 협력해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발굴하고 지원해 누구나 집 가까이에서 마음껏 복지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체계를 안착시키겠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마포구 곳곳에 세워질 실뿌리복지센터는 단순한 시설 개념을 넘어 주민 삶에 촘촘하게 스며드는 통합복지를 실현하는 거점”이라며 “주민 일상을 아름답게 엮어주는 소중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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