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수소인증제, 행복추구·환경권 침해”
기후환경단체들 헌법소원
“그린수소만이 청정수소”
기후환경단체들이 산업통상자원부를 상대로 헌법소원을 제기한다. ‘청청수소 인증제도 운영에 관한 고시’가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해치고 환경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다. 청정수소 인증제는 생산·수입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일정 수준 이하인 경우 청정수소로 인증하는 제도다.
3일 기후솔루션 그린피스 기후위기에너지전환보령행동 청년기후긴급행동 등은 산업통상자원부를 상대로 헌법소원을 제기한다며 이날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청구인으로 참여한 이들 단체는 “청정수소인증제에 블루수소를 포함해 제도의 취지가 퇴색했다”며 “블루수소는 가스 채굴 과정에서 누출되는 메탄이 전체 수소 생산량의 최대 9.4%에 이를 정도로 온실가스 발생량이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블루수소는 그레이수소를 생산할 때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 수소다.
청구인들은 청정수소 인증제가 취지에 따라 수소경제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하기보다 온실가스 배출을 늘려 기후위기를 가속하기 때문에 국민의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와 행복추구권을 해치고 환경권 및 환경보전의무를 저버리며 생명권과 건강권을 무시하고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과소보호금지원칙)를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청구인들은 “미국의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는 탄소포집율이 96.2%에 달하더라도 블루수소 1kg을 생산하는데 최대 15.4kg가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며 “블루수소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솔루션이 될 수 없다는 점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정부의 고시가) 청정수소 여부를 평가하는 기관의 산출 방식에 대한 통제와 감독권 없이 단순 위임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블루수소를 청정수소로 둔갑시키는 현행 청정수소 인증제도 운영에 관한 고시가 위헌임을 헌법재판소가 확인하고 산업통상자원부를 대상으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한 그린수소만이 청정수소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청정수소 인증제를 개편하라”고 요구했다. 그린수소는 수력 등 재생에너지 전력을 이용해 순수한 물을 전기분해(수전해)해 생산한 수소다.
양연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청정수소 인증제도 고시는 탈탄소화와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향한 노력에 역행하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강은빈 청년기후긴급행동 대표는 “이제는 어설픈 정당화를 멈추고 에너지 산업의 정의로운 전환을 모색할 때”라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