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행동지침’ 작성 의사 송치
병원 업무 방해한 혐의
증거은닉 혐의도 수사
경찰이 전공의들에게 사직 전 업무 자료를 삭제하라는 취지의 ‘전공의 행동지침’을 최초 작성한 현직 의사를 검찰에 넘겼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23일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 지역 현직 의사 A씨를 검찰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월 의사와 의대생이 사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병원 나오는 전공의들 필독’이라는 제목의 글에 “인계자 바탕화면, 의국 공용 폴더에서 (자료를) 지우고 세트오더(필수처방약 리스트를 모아놓은 묶음)도 이상하게 바꾸라”며 “삭제 시 복구 가능한 병원도 있다고 하니 제멋대로 바꾸는 게 좋다”고 적은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또 PA(진료보조) 간호사가 전공의 대신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하라거나 사직 의사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짐도 두지 말고 나오라는 내용을 적은 혐의를 받는다.
사건 수사는 게시글을 본 누리꾼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지난 2월 서초구 서초동 매디스태프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게시글 내용이 병원 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게시글 작성자 IP를 추적해 A씨를 특정하고 그를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A씨는 세 차례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메디스태프에 올라온 전공의 블랙리스트 관련 사건도 수사하고 있다. 메디스태프 압수수색 과정에서 전공의 행동지침 등 관련 자료를 숨기려 한 회사 관계자도 증거은닉 혐의로 조사 중이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