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은둔형외톨이 지원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2024-06-05 13:00:17 게재

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정부의 정책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광주광역시 서울시 보건복지부 실태조사가 이어졌고 은둔고립인구가 얼마인지 논의가 뒤따랐다. 필자가 추정한 바에 따르면 18~34세 인구 중 2017년에 0.9%였던 것이 2021년에 2.15%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서울시 조사는 은둔과 고립을 구분하면서 은둔은 1.2%, 고립은 3.3%로, 은둔·고립청년이 4.5%라고 추정했다.

복지부는 전국 조사를 했지만 은둔형외톨이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조사는 아니었다. 다른 조사결과를 활용해 은둔은 2.4%, 고립은 5.0%, 청년인구 54만명이 은둔·고립인구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 조사에서는 은둔청년이 고립청년보다 더 많이 집계됐는데 은둔과 고립을 개념적으로 굳이 구분하려다 보니 나온 결과다. 앞으로 은둔형외톨이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표준화된 실태조사 모델을 개발해 전국규모, 지역규모, 연도별 발생률의 변화를 볼 수 있도록 전국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하다.

아이들의 성장에는 많은 햇빛을 흡수해야 쑥쑥 자랄 수 있는 나무처럼 부모와 가족, 친구와 교사 등 사회관계에서 관심과 지지를 받으며 자기 삶을 꾸릴 수 있는 주도적 힘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과정이 취약해져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버틸 수 있는 힘이 쉽게 바닥이 나게 된다. 부모의 방임과 방치뿐 아니라 지나친 성취 압력과 자녀를 바르게 키우겠다는 교육적 노력이 자녀의 은둔이라는 결과를 낳는 경우가 흔하다.

지나친 방치도 성취압력도 은둔 낳아

섬세하고 예민한 기질에서 많이 발생한다. 바쁘고 빠르게 돌아가는 사회에서 이런 기질들이 더 고통을 겪는 게 아닌가 싶다. 성장과정에서 자기표현을 못하고 타인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는 특징도 있다.

착하고 순종적이던 아이가 어느 날 문 닫고 들어갈 때는 그러한 삶을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대체로 왕따나 진학·취업 실패, 실직 등 계기적 사건을 겪으면서 일어난다. 이는 더 이상 고단한 삶을 버티기 어려워 사회적 철수를 결단한 것이다.

느닷없이 자녀의 은둔을 겪게 된 부모들은 보통 매우 놀라서 걱정 염려하거나 저러다 말겠지하고 방치한다. 또는 너무나 자주 자녀에게 끊임없이 훈계하고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전자는 자녀에게 불안감을 조성, 더 움츠려들게 하고 두번째 태도는 자녀가 겪고 있는 마음의 어려움을 공감하지 못해 자녀가 버려진 느낌으로 더 외로워질 수 있다. 세번째 태도는 자녀와 충돌하며 자녀를 분노케 할 수 있다. 자녀가 어려움을 이겨내길 원한다면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며 이들을 공감 수용 지지해줘야 한다.

다니던 학교나 직장을 그만두고 어느날 갑자기 방에 들어 앉은 자녀를 둔 부모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자녀에 대한 분노 억울함 좌절 슬픔 답답함 등을 겪지만 그 어디에도 마음 나눌 곳이 없다.

부모 또한 주변과 고립되고 우울과 스트레스로 지쳐간다. 부모들은 자녀를 문제 원인으로 보지만 실제 부모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은둔형 외톨이들은 외부와 연결을 거부하기 때문에 도움을 제공하기 쉽지 않다.

부모 교육 강화가 가장 좋은 해결방안

부모들은 답답한 마음에 여기저기 도움을 얻고자 하기에 이들을 연결고리로 부모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방안이다. 부모조차 이러한 힘이 없어 도움을 얻을 수 없는 청년들에게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총력을 기울여 도와야 한다. 이들의 ‘도와주세요’라는 한마디는 사회와 연결되고자 하는 매우 소중한 신호이기 때문에 결코 놓쳐서는 안된다.

윤철경 지엘청소년연구재단 이사 교육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