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김건희 여사 ‘활약상’ 홍보 총력
‘배우자 외교’ 상세 소개
리스크 ‘회피’→‘돌파’전환
대통령실이 대외행보를 재개하고 있는 김건희 여사의 활약상을 알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외부에서는 사법리스크가 쌓여가고 있지만 개의치 않고 김 여사의 ‘정상 배우자 외교’ 노력을 부각시키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은 4일,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배우자 프로그램과 관련해 대변인 명의의 서면브리핑과 참고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김수경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 여사의 배우자 프로그램 주최 사실을 밝히고 김 여사의 인사말을 상세히 소개했다. 대변인은 “김 여사는 한국과 아프리카는 문화적·정서적인 면에서도 공통점이 크다고 강조했다”며 “특히, 전쟁과 식민 지배 등 역사적인 아픔을 극복하고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자녀에 대한 희생과 강인함 등 ‘어머니의 정서’를 공통적으로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여사가 시에라리온 대통령 영부인과 차담을 나눈 경복궁에 대해 “한국의 정취와 멋, 매력을 아프리카에 선보이기 위해 한국방문의 해 명예위원장인 김 여사가 직접 선정한 장소”라고 밝혔다.
이날 함께 배포된 ‘매혹적인 한국 전통문화로 가득한 한-아프리카 배우자 행사’ 참고자료에는 구체적인 행사 내 공연 및 음식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김건희 여사가 한국 전통문화를 영부인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공연 및 메뉴까지 수개월 동안 모두 섬세히 챙겼다”는 대통령실 관계자의 언급도 빠지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말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 대통령 국빈방한 때도 김 여사의 활약은 상세 소개됐다.
대통령실은 ‘UAE 대통령 부녀를 감동시킨 문화외교’라는 제목의 보도참고자료에서 모하메드 방한 첫날 만찬 행사 내용을 알리며 “김건희 여사가 UAE 순방 당시 대통령 부부와 굳건하게 이어온 신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순방을 다녀온 후 1년 전부터 UAE 대통령의 기호와 취미 등을 반영해 섬세하게 국빈 방한 준비를 고민해 온 것으로 안다”는 대통령실 관계자의 발언을 실었다.
또 김 여사가 이날 방한에 참석하지 않은 UAE의 ‘국모’ 셰이카 파티마 빈트 무바라크 알 케트비 여사에게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감사의 편지를 전달한 사실도 밝히며 “한국과 UAE 두 나라의 성숙한 우정이 역사 속에서 빛나는 업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굳게 믿는다”고 한 내용도 전했다.
대통령실은 정부 출범 후 김 여사의 대외행보 소개에 적극적이었지만 악재가 돌출될 때마다 김 여사의 일정과 언급을 줄이는 이른바 ‘회피’ 방식을 썼다.
그러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명품가방 수수 논란’이 확산되자 김 여사는 대외활동을 장기간 중단하고 대통령실도 여사 관련 언급을 멈췄다.
하지만 지난 윤 대통령의 임기 2년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다시 활동을 재개한 후부터는 대처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과정에서 △최재영 목사 메시지 공개 △직접소환 가능성 제기 등 연일 악재가 돌출되고 있지만 ‘홍보전’으로 돌파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총선이 끝났고, 외교일정이 줄을 잇는데 더 이상 회피전략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여권 관계자는 “김 여사가 개인으로서 사법적 위험에 대응하는 것과 영부인으로서 공식행보를 하는 것은 분리해서 봐야 한다”며 “외부 여론이 나쁘다고 해서 공식적인 역할마저 못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