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분야 ‘에너지·전력공급 문제’ 심층논의
국가보안학회·KENTECH ‘에너지 안보와 보안체계’ 세미나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국방분야 ‘에너지·전력공급 문제’를 심층 논의하는 전문가 세미나가 열렸다.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에너지 안보와 보안체계: 국방 및 산업영역’이란 주제로 열린 세미나는 국가보안학회와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켄텍), 안암정치학회, 청주대 평화안보연구소 등이 공동 주최했다.
이날 기조발표에 나선 문승일 켄텍 연구원장은 “군의 모든 시설과 장비를 운용하는데 필수적인 것이 에너지인데, 군은 전·평시를 막론하고 한국전력의 역할과 재래식 디젤발전기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면서 “이런 시스템은 평시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전시에 국가 전력망에 문제가 발생하면 장기작전 수행을 위한 에너지 지원에 많은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연구원장은 문제 해결 방안으로 “군의 에너지 자립을 위한 시스템인 마이크로그리드(Microgrid)를 조속히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기존 전력망에 IT 기술을 접목해 공급자와 소비자가 실시간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소규모 지능형 전력망을 뜻하는 마이크로그리드를 통해 평시에는 군의 에너지 효율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전시에는 국가전력망이 제한되더라도 군자체의 전력시설을 통해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가능한 프로슈머(생산자+소비자) 역할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국가에너지 안보차원에서의 에너지 공급망 체계에 대한 취약점과 보안대책도 논의됐다.
발표자로 나선 이용준 교수(극동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공급망에 대한 집중적인 물리적 공격과 사이버 공격을 가함으로써 에너지 시설의 50% 이상을 파괴해 전쟁수행능력과 의지를 약화시키고 있다”면서 “사이버 안보를 위한 전문인력 양성, R&D 지원, 에너지 시설·시스템 도입 환경에 따라 디지털 트윈 시스템 구축이나 연구기반 조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날 세미나를 준비한 이동석 교수(켄텍)는 “그동안 군에서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육군에서는 에너지 자립을 위한 마이크로그리드 시스템 구축 방안에 대한 선행연구를 작년에 실시함으로써 그 필요성을 공감하여 추가적인 실증사업을 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군도 지난 달에 한전과 공군기지의 지능형 전력망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좀 더 속도감 있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국방부가 중심이 되어 국방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고 정부내 관련 부서와 협업해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의 로드맵을 작성하여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가보안학회와 켄텍은 향후 에너지 안보 관련 세미나를 정례화하고, 논의된 내용을 국방분야에 실질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전·평시를 막론하고 군에 지속적인 에너지 공급이 가능하도록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변진석 국가보안학회장,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 유성옥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사장 등 국방분야 주요인사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