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 추진 인도 모디, 독단행태 바뀔까
약진한 야권 “대여 투쟁” 별러
총선에서 3연임에 성공했지만 집권당의 단독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연정 구성 준비에 나섰다.
6일(현지시간) 인도 매체 등에 따르면 총선에서 과반(272석) 의석에 미달한 집권 인도국민당(BJP)은 자당이 이끄는 집권 정치연합 국민민주연합(NDA) 구성 정당들과 3기 정부 출범에 동의했다.
15개 정당으로 구성된 NDA는 전날 성명에서 “우리는 모두 존경하는 NDA 지도자 나렌드라 모디를 우리의 지도자로 만장일치로 추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NDA 정부는 앞으로 인도의 유산을 보존하고 국가의 전면적 발전을 위해 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모디 총리는 오는 8일 세번째 총리 취임식을 치를 것이라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연방하원 543명을 뽑는 총선에서 BJP는 애초 기대보다 130석 적은 240석을 얻는데 그쳤다. BJP가 과반 의석에 미달한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NDA 전체로도 기대치였던 400석보다 100석 넘게 적은 293석만 확보했다.
반면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 주도 야권 정치연합 인도국민발전통합연합(INDIA)은 예상 밖 선전을 펼쳐 232석을 확보했다. INC 역시 99석을 얻어 직전 총선 성적(52석)의 두배 가까이 의석을 늘렸다.
NDA가 신속한 차기정부 구성에 합의한 것과 관련, INDIA는 “BJP 정부를 바라지 않는 국민 열망을 실현하기 위해 향후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INC 말리카르준 카르게 총재는 전날 취재진과 만나 “국민들은 (총선을 통해) 혐오와 부패, 박탈의 BJP 정치에 걸맞은 반응을 보이라는 명령을 (야권에) 내렸다”면서 “그 명령은 헌법을 수호하고 물가상승, 실업, 정실 자본주의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INDIA는 앞으로도 BJP와 상대로 계속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지 매체는 INDIA가 당장은 NDA 연정 출범을 막지는 못하지만 추후 연정 파트너들을 흔들어 놓겠다는 의미로 분석했다.
연정 구상에 따라 모디 총리는 힘이 세진 야권의 공세 속에 파트너인 지역정당들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그들의 요구를 들어줘야 하고 설득해야 할 상황도 생겨나게 된다. 2016년 독단적으로 결정해 추진했다 실패한 2천 루피권 화폐개혁 같은 행보는 연정 자체를 뒤흔들 수 있다.
AP통신은 모디 총리가 이제 권력을 유지하려면 안정적 연정 유지를 위해 어떤 일이든 해야 할 것이라며 이는 그가 연정 파트너인 군소 지역정당들에 더 협조적인 방식으로 국정을 운영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뉴델리 한 사업가는 “모디는 모디다. 하지만 그가 지금까지 나라를 운영해온 태도를 계속 유지하면 앞으로는 분명히 문제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면서 “(그에게서) 약간의 변화들도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모디 총리의 전기를 쓴 작가 닐란잔 무코파디아이는 AFP통신에 “모디 총리는 이제 새로운 환경에서 타인의 관점을 취하도록 강요받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새로운 모디를 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